라이프로그


일상과 인연

계속 일상에 대한 글만 올리는 것 같아서 매우 찔리지만...! 이글루스가 일기장처럼 변한 것 같아 또 남겨보는 글. 사실 일기장이 없는 것은 아닌데 작년에 오른손 엄지를 다친 이후에 손글씨를 잘 못 쓰고 있다. 손이든 발이든 한 번 다치면 잘 안 낫는 것 같다. 

이번에 뉴올리언즈에 좀 무리해서 간 이유 중 하나는, 패널 중 나 빼놓고 다 취소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멘토(라 그러면 좀 그런가 나 혼자만 멘토라고 생각하고 있음 ㅋㅋㅋ)를 만나기 위해서도 있었다. 이 학자를 알게 된 것은 내가 visiting scholar로 백수 비슷하게 학교에서 시간 때우면서 아티클 하나 쓰네 마네 하고 있던 시점에 컨퍼런스를 신청한 게 시발점이었다. 아마 트위터든 메일링이든 캐나다에서 열리는 컨퍼런스에 대해 알게 되었고 어떻게든 내 졸업논문에 대해 발표를 하고 싶었던 나는 프로포절을 냈다. 그리고 다행히 통과. 하지만 이 때는 2019년이었고 컨퍼런스는 2020년 여름... 코로나의 여파로 컨퍼런스는 온라인으로 진행되었고 (차라리 내 비자 문제 때문에 훨씬 나은 거였음) 이 멘토가 우리 패널의 논평자였다.

사실 코로나도 그렇고 그 때 임용 관련 문제로 골머리를 썩고 있는 터라 발표 준비도 엉망이었고 대충 졸업논문에서 잘라내어 퍼블리쉬하려는 논문을 요약해서 발표했는데 이 멘토가 너무 성의있게 리뷰를 했을 뿐더러 심지어 충분히 피드백을 줄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따로 줌 미팅을 하자는 것이었다. 근데 이 멘토는 아마 내가 직접 속한 분야에서 차세대 리더 학자로 꼽히고 있는터라 너무 바빠서 한 달인가 두 달만에 약속을 잡았다. 그리고 줌으로 얘기를 했는데 페이퍼 관련해서 뿐 아니라 내 개인적인 생활이 잘 되고 있는지 임용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도 친절하게 물어봐줬다. 그 때가 사실 임용은 됐지만 도람뿌가 비자를 막아서 희망이 있는데 안 보이는 가장 어두운 암흑기 중 한 시기였는데 너무 고마웠음. 

근데 더 감동이었던 것은, 이 미팅 이후에 갑자기 이메일 보내서 잘 지내냐고 새로운 학교는 잘 갔냐고 학교가 너를 인간적으로 잘 대해주냐고 확인했던 것이었다. 아니 이건 내 지도교수도 안 하는 거야... 이 바쁜 사람이...

나는 신나서, 아니 사실은 너가 에디터로 참여한 이 책의 리뷰를 두 개나 맡았고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 사람이 나를 리뷰어로 추천했을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만났을 때도 너무 친절하게 학교가 잘 대해주냐 일들이 잘 해결되고 있냐 연구는 잘 되고 있냐 넘 친절하게 물어봐줬는데 (진짜 바쁜 스케쥴에 나 만나고 바로 비행기 타는 일정이었는데 내 비행기가 연착되어서 못 보나 했는데 이 사람 비행기도 연착되어서 겨우 만남) 내가 나 졸업논문 바탕으로 출판 계약 내기로 했다고 했더니 너무 기뻐하면서 잘 됐다고 축하해줬는데 생각해보면 이 사람이 내 프로포절의 리뷰어였을 수도 있어... 알면서 모른 척 한 걸 수도...

만나고 나서도 나한테 자기 고양이 사진도 보내주고, 여름에 컨퍼런스 패널 구성하는거 초대도 해주고 나는 솔직히 내가 뭘 하는지도 모르겠는 상태에서 이렇게 많은 도움을 받으니 고마운 마음을 다 표현할 수도 없고. 아니 내가 뭘 잘한 것도 이 사람한테 잘해준 것도 없는데 내가 이런 도움을 받아도 되나 싶은 것이다. 내가 리뷰 낸 것 중 하나는 한국에서 나왔기에 그 책을 전해준 것 밖에는...? 근데 한국어라서 이 사람은 못 읽고...? 재작년에 이 사람과 줌 미팅했을 때 나는 내가 종교학과인지 중세학과인지 모르겠다고 엄청 솔직하게 말했더니 이 사람도 자기도 그렇다고 해서 응? 이런 대가도? 이런 느낌을 받았는데...

내가 진자 하찮은데 이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냥 만약 기회가 온다면 나도 1/10만이라도 이 사람처럼 멘토 역할을 하는 것밖에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생각이 이 사람도 그렇지만, 대학교 대학원부터 너무너무 고마운 사람들이 있었고 나는 그 빚을 그 사람들한테 갚을 수는 없고, 할 수 있는 건 그냥 되는 껏 열심히 하고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돕는 수밖에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 고마운 마음을 기억으로 돌리기 전에 적어본다.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즈 여행

여행이라 해야하려나 컨퍼런스 때문에 뉴올리언즈에 다녀왔고, 아니 정확히는 아직 돌아오지 않았지만 어쨌든 기록 차원에서 남긴다. 물론 이 여행 전에 엘에이도 다녀왔는데 경험 상 최근 꺼를 안 올리면 최근꺼 + 예전꺼 둘 다 안 올릴 가능성이 커서.컨퍼런스는 American Historical Association에서 여는 연례 컨퍼런스였고 나는 처음 가보... » 내용보기

2021년 가을학기 단상

아직 성적 입력이 끝나지 않았지만 성적입력이 막상 끝나면 천년 만년 뻗어버릴 (수는 없는게 데드라인이 올해 말일에 있다지만) 것 같아 까먹기 전에 쓰는 요번 학기 단상.와...물론 이 학교에서 가르친 게 세 학기 째라서 뭘 대단찮게 비교할 수 있고 이런 것은 아니지만, 이번 학기가 제일 힘들었다. 학교로선 2021년 가을학기는 무조건 정상으로 돌아간다!... » 내용보기

글쓰기는 왜 해도해도(사실 잘 안 함)

나는 아직도 학제적 글쓰기를 모르겠다. 논문도 써봤고, 책의 챕터도 써봤고, 저널 논문도 써봤지만 아직 너무 경험이 미천해서 그런지 아직도 학제적 글쓰기가 뭔지 모르겠다. 그래서 학제적 글쓰기에 대한 책은 많이 사놓고 읽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책 한 권을 추천받아서 읽다가 공감가는 부분, 배울 부분이 있어서 옮겨본다. 번역은 내가 하므로 오류... » 내용보기

<감염병 인류> 감염병과 인류는 같이 간다

박한선, 구형찬 지음, 감염병 인류: 균은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켜 왔나, 창비, 2021오랜만에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책을 썼는데 보내주겠다고. 박사논문도 보내준 고마운 선배인데 또 염치없이 책을 받겠다고 해버렸다. 인지과학과 종교학의 관계에 전문가로만 알고 있었던 터라 감염병이라는 제목에 좀 갸웃했지만 특히 이 책의 후반부에 가서 선배의 관심사를 ... » 내용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