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에서는 성전례를 기념적으로, 성체를 상징적으로 묘사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가톨릭에서는 성전례에 쓰이는 빵이 실제로 예수의 몸으로, 와인이 예수의 피로 변한다고 교리상으로 가르친다. 특히 중세 가톨릭에서 성전례가 정착되고 성별에 대한 교리가 완성되면서 신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의례가 된다. 중세 여성 성인들은 특히나 최대한 자주 성전례를 받기를 원했다. 예수의 몸과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전례가 점점 사제들의 의례 의주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성전례를 받고 싶어하는 여성들과 성전례의 숫자를 통제해 권위를 유지하고 싶어했던 사제들 간에 갈등이 생기기도.
오늘 쓸 얘기는 사실 그건 아니고, 그냥 내 경험담이다.
나는 개신교 신자이고, 아버지는 목사. 조그만 교회라도 담임 목사는 목사인지라 가끔 성전례(개신교에서는 성찬식이라고 많이들 그러지)를 집도하신다. 나는 언제 성전례를 하는 지 미리 아는데, 아버지가 나에게 식빵 사오라고 심부름을 시키기 때문이다.
가톨릭에서는 와퍼wafer라고 불리는 전병을 쓰지들. 이미지는 구굴에서 검색해서 다음 싸이트에서 가져왔다. http://www.seekingtruth.co.uk/babylon.htm

하지만 개신교는 전병을 쓰는 데도 있고, 식빵을 쓰는 데도 있고, 가끔 떡도 쓰고 제각각이다. 내가 다니던 교회는, 아니 아버지는 주로 집 앞에 있는 독일베이커리 식빵을 애용하셨지... 아니, 식빵 사오라고 시키는 건 아버지셨지만 독일베이커리를 고른 건 나니까 결국 성전례 빵을 고른 것은 나인가...
식빵 한 봉다리를 사들고 (털레털레) 집에 가면 아버지가 반갑게(?) 맞아주신다. 기껏해야 1500원, 1800원 들었을 뿐이다. 그리고 일요일 아침에 좀 느즈막히 일어나면, 더 일찍 일어나신 아버지가 식빵을 가른 흔적을 볼 수 있다. 즉, 온전한 식빵 조금과 식빵 가장자리가 많이 남아 있다. 이제 우리 식구는 식빵 가장자리를 상하기 전에 먹어야 한다. 사실, 난 식빵 가장자리를 많이 좋아하기 때문에 버터 둘러서 달달 볶아서 고소하게 먹는다.
자 교회로 이동, 예배 중. 설교 끝나고 성전례 시간. 아침에 내가 사왔던 식빵이 이제는 성체로 제단 위에 올라가 있다. 물론 개신교는 성전례를 강조하거나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일단 제단 위에 올라가면 여타 식빵과는 달라보인다. 이미 이 시간 쯤 되면 아침식사는 소화가 다 되고 점심식사를 기다리느라 위가 비어있는 상태. 비어있는 위에 조그만 식빵과 달달한 와인을 부어넣으면 뭔가 기분이 알딸딸해진다.
하여튼 현대의 개신교 신자인 내가 경험하는 성체는 저렇다. 지금 다니는 미국 교회에서는 거의 매주 성전례를 하는데 뭔가 건강빵스럽다. 약간 불만족스러운 부분은 와인을 마시는 게 아니라 성체를 와인에 찍어먹는 다는 것 정도.
그냥 오늘 성전례에 참석하다가 생각나서 몇 자 적었다. 아카데믹한 자료만을 올리기로 다짐하며 만들었던 이 블로그의 정체성은 어디로...(먼산)




덧글
저도 예전에 엠티에서 애찬식을 한다고 모카빵을 사 갔던 기억이 나네요..ㅋㅋ
역시 이론상으로는 성만찬에는 누룩 없는 빵이 가장 맞을 것 같기는 하네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