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내 페이스 유지하기 by mori

요즘 들어 다시금 느끼지만, 공부를 계속 할 때에 제일 어려운 게 내 페이스 유지하는 것 같다. 

다른 학생들, 특히 미국 학생들은 같은 학년의 경우 나보다 1학기에서 1년 먼저 논문자격시험을 보게 되었다. 내 인도 친구는 벌써 근처 대학의 인터넷 강의를 담당하고 있고 조교수로 이름도 올라와있다. 나보다 1학년 늦은 미국애도 같은 학교의 강의를 맡고 있다. 신입생 중에는 벌써 학과장이 하루 수업을 맡게 해 준 애도 있다. 같은 지도교수의 나보다 2년 선배인 친구는 이번 학기에 학회에 5번도 넘게 발표를 하고 있다. 나보다 라틴어를 늦게 시작해놓고, 라틴어 시험도 통과했고 평소에 번역하는 것도 나보다 훨씬 나아 보인다. 학부생 하나에게 개인교습 비슷하게 라틴어도 가르쳐주고 있다. 지난주 큰 학회가 열렸고 학교 같은 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다 거기에 가있다. 발표를 하는 애도 있고 아닌 애도 있고. 웬지 텅 빈 학과를 보니(사실은 오피스도 없어서 다른 애들 거의 보지도 못하는데) 마음이 웬지 조급해진다.

유학 나올 때에 미국애들과 나를 비교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 나도 그 때는, 그래야지 생각했다. 당연하지, 난 외국인인데 미국애들 못 따라가겠지. 그런데 막상 나와보니 미국애들과 나 사이의 간극은 생각보다 더 넓었다. 그리고 학년이 지날수록 그 간극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아무래도 내 공부가 어느 정도인지 측정할 기준이 없으니 자꾸 주변의 친구들을 보게 되고, 부족한 나를 계속 탓하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받을수록 공부는 더 집중이 안 되고. 다른 애들처럼 잘해보려다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다리가 찢어지는 격이 되고.

운동량을 늘리려고 학교 주변을 잠깐씩 뛰어보고 있는데 내 속도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더라. 내 페이스와 비슷하게 뛰는 애가 있으면 중간에 쉬지도 않고 집중해서 뛰게 된다. 나보다 천천히 가는 애가 앞서 있으면(그럴 경우는 거의 없지만) 나도 걔에 맞춰서 천천히 뛰게 된다. 제일 문제는 나보다 빨리 가는 사람. 내 속도를 지키려고 노력해보지만 잘 안 되고 상대방 페이스에 휩쓸려버려 무리하게 빨리 뛰고 지치게 되어 뛰다말고 멈출 수밖에 없다. 특히 내 뒤의 사람이 나를 앞질러 갈 때에는, 이게 자존심 상하는 일이 절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기분은 좀 나빠지고 내 페이스가 뭐였는지 잊어버리고 리듬도 잃어버린다.

어렵다. 내 페이스 유지하기. 눈을 감고 뛰어야 하는 건가. 하루하루 갈 수록 마음만 조급해지고, 반대로 몸은 아무것도 하질 않는다.



덧글

  • 2012/11/21 14:01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1/21 15:56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2/11/25 15:20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2/11/25 17:2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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