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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녀 마리아가 여전히 동정일 수 있는 이유 by mori

교수랑 같이 읽은 부분은 아니지만, 성모 마리아의 동정을 설명하는 데에 쓰인 은유가 재밌기에 몇 자 적는다. 나무에서 오일이 흘러나와도 나무는 온전히 남아있고, 오닉스가 의학에 쓰여서 효능을 드러내도 온전히 남아있고, 석류석에서 광채가 흘러나와도 석류석은 온전히 남아있으니까, 예수를 낳은 마리아도 온전히 남아있는 것이야!

...음?

의사 결정을 내리는 데 도와주고 부정적인 생각을 몰아내주는데 좋다는 오닉스입니다. 사진 출처는 http://www.dhealthstore.com/energy-medicine/crystals/onyx-piece.html. 그나저나 힐데가르트가 오닉스의 의학적인 효능에 대해서 http://cafe.naver.com/ksb601011/976 여기서 자세히 쓰고 있다. 심장질환에 좋다는군요. 힐데가르트의 의학서 읽어보고 싶다.

13. SIMILITVDO DE BALSAMO ET ONYCHINO ET CARBVNCVLO
발삼과 오닉스, 석류석의 은유


Vt balsamum ex arbore sudat et ut fortissimae medicinae quae in eo latent ex onychino uase emanaant, et ut clarissimus splendor ex carbunculo absque ommi impedimento se dilatat, sic Filius Dei sine omni obstabulo corruptionis ex Virgine natus est, et sic etiam ecclesia sponsa illius absque omni aduersitate erroris filios suos generat, uirgo tamen in integritate fidei permanens.

발삼이 나무에서 분비되듯이, 또한 매우 강력한 의술이 오닉스 안에 숨겨져 있듯이, 또한 가장 영롱한 광채가 석류석 안에서 불순물 없이 자신을 드러내듯이, 신의 아들은 오염에서 오는 어떠한 불순물 없이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다. 비슷한 방식으로 에클레시아, 신의 아들의 아내는 원죄 때문에 오는 어떠한 어려움도 없이 자신의 아들들을 낳는다. 따라서 동정녀는 믿음 안에서 온전하게 남아있을 수 있다. 



별로 설명할 것은 없지만, 이 부분에서도 역시 성모 마리아가 예수를 낳을 때에 고통, 혹은 어려움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구약성서의 창세기에서 이브가 죄를 지었을 때 그 형벌 중 하나가 해산의 고통이었기 때문에, 원죄로부터 자유로워야하는 성모는 해산의 고통에서도 자유로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고통이 없었다는 것 자체가 동정, 혹은 몸의 온전함이 파괴되지 않은 상태로 "온전히 남아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된다. 

하지만 예전 포스팅에서도 말했지만, 중세의 심한 금욕수행에서 오는 신체적인 고통이나 환시에서 경험하는 신비적인 고통은 예수가 박해받을 때 당한 고통과 성모의 해산 고통과 연결이 되니. 

근데 내가 이 부분에서 재밌었던 것은 오닉스가 의학적인 효능이 있다는 구절이었는데, 헤니히님의 블로그와 웹사이트 등에서 힐데가르트가 보석 전문가이기도 했다는 부분이 생각났다. 혹시 원문이 있는지 찾아봐야지!



 

덧글

  • cerno 2013/06/24 14:36 # 답글

    어떤 분들은 중동지역의 전설 몇개를 근거로 예수가 판델라라는 게르만족 출신 로마 용병대장의 아들..... 따라서 마리아는 동정녀가 아니라는 주장들도 하더군요. 주로 안티기독교, 반그리스도교 하는 분들이 그런 전설들을 인용해서 그런 말을 하는데.
  • mori 2013/06/24 23:58 #

    오오... 게르만족설은 처음 들어봐요! 아무래도 마리아가 동정녀냐 아니냐로 정통이냐 이단이냐가 많이 갈리는것 같더라구요.
  • Esperos 2013/07/03 12:31 #

    그거는 중동 지역 전설이 아니라 2세기경의 그리스 철학자인 켈수스(Celsus)가 쓴 책이 출처입니다. 켈수스는 철학자의 입장에서 당대의 신흥종교인 그리스도교를 까는 책을 썼고, 그게 은근히 읽혔다고 그래요. 그래서 비슷한 시기 인물인 교부 오리게네스가 켈수스 반박(Contra Celsum)이라는 책을 써서, 켈수스가 쓴 글을 역시 철학자의 입장에서 문단별로 인용하면서 하나씩 논박하는 책을 썼죠.

    얄궂게도 오늘날 켈수스가 뭐라고 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역시 오리게네스 덕분입니다. 켈수스가 쓴 책 자체의 사본은 남아있질 않은데, 오리게네스가 켈수스 반박에서 켈수스가 쓴 책 내용을 워낙 많이 인용한 덕분에 알 수 있죠.

    켈수스가 쓴 바는 사실 그리스어 말장난입니다. '판테라'라는 이름이 그리스어 '처녀'(파르테노스)에서 유래했다고 하니까요. 즉 예수는 동정녀의 아들이 아니라 이름이 동정녀인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한 셈이지요. 꽤나 악의가 엿보이는 말장난이지요.

    판테라가 로마의 게르만족 용병이라는 말은 20세기에 들어 처음 나왔습니다. 기원 원년을 전후해서 살았던 '판테라'라는 게르만족 로마 용병 관련 유물이 독일에서 발견되자, 이걸 바로 겔수스의 글과 연결시킨 거지요.

    하지만 역사적 예수 연구가들 사이에서는 무시당하는 내용입니다.
  • mori 2013/07/02 23:19 #

    오오 자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그리스 철학자가 펼친 주장이라니 신기하네요. 게다가 20세기에 다시 부활한 주장이라니!

    오리게네스가 여러모로 도움이 되는군요;; 물론 비판글이기는 하지만요;;
  • 동정녀 2013/08/19 01:00 # 삭제 답글

    [신 가톨릭 백과사전] (1967년판, 제9권, 337면)은 마태 13:55, 56에 사용된 그리스어 아델포이와 아델파이에 관해 다음과 같은 점을 시인한다.
    그 단어들이 “복음 전파자들의 시대에 헬라어를 사용하던 지방에서는 온전한 혈육간의 형제 자매를 의미하였으며, 자연히 그리스의 독자들은 이러한 의미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형제와 누이의 원어로 사용된 아델포이와 아델파이는 혈육간의 형제 자매를 의미한다 야고보와 요셉과 시몬과 유다는 마리아의 아들들이다
  • mori 2013/08/26 12:05 #

    사실 마리아에게 다른 자녀들이 있었다는 것도 그녀의 동정을 반박하는 것이죠. 자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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