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과부한테 특히 생긴다는 병은 뭘까 by mori

읽으면 읽을수록 약간 빈정이 상하지만 계속 읽게 되는 19금 문헌! 중세 여의사 트로툴라(Trotula of Salerno, 11-12세기)의 은밀한! 비뇨기과!가 아니라! 부인과! 질병! 오늘! 우리는! 과부가! 무슨! 병에! 왜! 걸리는지! 알아보겠다!

죄송합니다. ㅡㅡ;; 요즘 상태가 안 좋아요. 허허허허...

어쨌든 <트로툴라> 중에서 "자궁의 질식에 대하여De suffocatione matricis"란 장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과부가 많이 걸린다는 병이라는군요. 근데 인터넷을 찾아보니 자궁이 질식하는 증상이 마녀사냥에서 마녀로 진단할 수 있는 증거로 쓰였다는 설도 있다. 

마녀사냥의 한 장면. 위 그림과, 마녀사냥과 자궁질식의 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싸이트는 다음과 같다. http://www.uh.edu/engines/epi2834.htm 물론 자료는 더 찾아봐야할 듯.




역시 참고한 책은 모니카 그린Monica Green의 트로툴라Trotula. 라틴어 원문과 영어 번역을 함께 실어놓은 책이다. 나는 라틴어 원문을 번역하되 영역은 참고만. 오역은 다 제 것입니다.

Galyenus refert de quadam muliere que ita patiebatur et amiserat pulsum et uocem et erat quasi defuncta , quia exterius nullum signum bite apparebat, sed tamen circa cor natura adhuc parum caloris retinuerat. Vnde quidam iudieabant eam mortuam. Galyenus uero lanam bene carpinatam naribus et ori eius apposuit, cuius motu eam uiuam cognouit. Contingit autem hec mulieribus quia sperma nimium corruptum habundat in eis, et in uenenosam naturam conuertitur.

갈렌Galen은 고통에 시달리고 심장박동수와 목소리를 잃었던 어떤 여성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그 여성은 마치 죽은 것 같았는데, 생명의 징후는 전혀 보이지 않았고, 다만 심장 근처에 체온이 조금 남아있었다. 따라서 몇몇 사람들은 그녀가 죽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갈렌은 곱게 짜인 모직을 그녀의 코와 입에 놓아두어 그 모직이 움직이는 것을 통해 그 여성이 살아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런 증상이 그 여성에게 나타난 것은 오염되고 지나치게 많은 많은 정액sperm(???)이 그 여성 몸 안에 있어서 그것의 성질이 독소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Contingit autem hoc eis que uiris non utuntur, maxime uiduis que consueuerunt uti carnali commercio. Virginibus etiam solet euenire cum ad annos nubiles peruenerunt et uiris uti non possunt, et cum in eis multum habundet sperma, quod per masculum natura uellet educere, ex hoc semine superhabundante et corrupto quedam fumositas frigida dissoluitur et ascendit ad partes quasdam que a uulgo collaterales dicuntur, quia cordi et pulmoni sunt uicine et ceteris instrumentis uocis principaliter, unde colet fieri impedimentum uocis. Et huiusmodi morbus solet oriri principaliter ex defectu mesntruorum. Et si deficiant menstrua et superhabundet semen, tanto molestior et prolixior erit morbus, et maxime quando partes occupat altiores.

특히나 이런 증성은 여자가 남자를 이용하지(???)/즐기지(???????) 않을 때 생긴다. 특히나 육체적으로 성교를 즐기곤 했던 과부들에게 발생한다. 그러나 결혼적령기의 처녀들이 남자들을 이용하지 않을 때에도 생긴다. 이럴 때 여성들 안에는 많은 정액이 넘치는데 그 정액의 특성상 남자를 통해 발산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그러질 못하니) 이 지나치게 많고 오염된 정액 때문에 어떤 차가운 연기가 (몸 안에) 퍼져서, 심장과 허파, 그리고 다른 주요 발성기관 주변에 있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옆구리collateral라고 부르는 몸의 부위로 올라간다. 따라서 목소리를 내는데 장애가 있게 한다. 그리고 월경불순으로 인해 같은 병이 생긴다. 만약 여성이 월경을 하지도 않고 지나치게 많은 정액이 있으면 그 병은 더욱 심각하고 해로울 것이다. 게다가 상체에 있는 몸의 기관들에 영향을 끼칠 것이다.


Summum autem remedium est ut manus et pedes mulieris moderate fricentur cum oleo laurino et naribus applicentur ea, que sunt grauis odoris, ut galbanum, oppopanacum, castoreum, pix, lana combusta, pannus lineus combustus, et pellis combusta. Sed tamen oloeis et unguentis calidis que sunt odoris aromatici debent uulue earum inungi, ut yreleon, camileon, musceleon, nardileon. Hec enim menstrua attrahunt et prouocant. Apponantur uentose in inguine et pectine. Debent etiam inungi oleis et unguentis boni odoris intus et extra. Item in sero accipiat dyaciminum cum succo apii uel cum siropo de calamento uel nepita, uel cum succo iusquiami uel succo nepite. Vel accipe castorei, piperis albi, costi, mente, apii ana drachmam .i. terantur et distemperentur cum uino albo uel dulci, da in sero drachmam .i.

최선의 치료법은 월계수 오일을 그 여성의 손과 발에 문지르고 강한 냄새를 가진 다음의 것들을 콧구멍에 바르는 것이다. 즉, 갤버넘galbanum, 백지향opoponax, 해리향castoreum, 리기다소나무pitch, 태운 모직, 태운 린넨, 그리고 태운 가죽을 바른다. 한편 아로마향이 있는 아이리스, 카모마일, 머스크, 나드를 오일과 뜨거운 로션 형태로 음부에 바른다. 이것들을 여성의 은밀한 부위the private parts와 치골에 바른다. 이것들은 좋은 향을 지닌 오일과 로션에 섞어서 몸 안과 바깥에 발라야한다. 동시에 그 여성이 쿠민으로 만든 의약품diaciminum을 야생 샐러리 오일 혹은 애기탑꽃calamint, 캣닙catmint로 만든 시럽, 헐번herbane 쥬스, 캣닙 쥬스를 저녁에 섭취하도록 해라. 혹은 해리향, 백후추, 지중해산 국화costmary, 민트, 야생 샐러리 한 드램dram씩을 갈아서 화이트 와인이나 달콤한 와인에 희석시켜서 저녁마다 한 드램dram씩 섭취하게 해라. 


Justianus medicus contra hunc morbum precepit ciminum desiccari et dari in potu drachmam .i. uel coclearis duo. Precepit etiam priapum uulpis uel capreoli accipi et fieri inde puluerem et per pessarium inici.

의사 유스티아누스는 이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말린 쿠민을 한 드램이나 두 스푼을 주라고 처방했다. 게다가 (여성환자에게) 여우나 사슴의 거시기(!!!)를 먹게 하고 그것들을 가루내어 페사리 안에 넣으라고 했다.


Oribasius iussit radicem germandree et fenugrecum teri uel semen lini et succum eorum inici, et succum ebuli. Refert etiam quod multum ualet ad idem radix leuistici cocta et trita cum anxungia et ligata super umbilicum.

오리바시우스(Oribasius, 320-400)는 개곽향germander와 호로파를 갈아서 먹거나 아마씨 혹은 이것들의 즙을 넣거나 말오줌나무를 섭취할 것을 말했다. 또한 같은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미나리의 뿌리를 익히고 갈아서 로션과 함께 배꼽 위로 붙여놓으면 효과가 매우 좋다고 말했다.



복잡한 식물의 이름은 넘어갑시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과부나 결혼적령기의 처녀가 남자를 이용... 음... 하지 않으면 자궁이 질식해서 거의 죽을 위기에 넘어간다는 믿음(?). 처녀귀신이 이래서 무서운 것입니까? 게다가 여자에게 정액sperm이 있다고 믿었다니. 물론 무엇을 말하는지 대충 알 것 같지만 저걸 굳이 체액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남자의 그것과 같은 "정액" "씨앗"이라는 단어를 굳이 선택했다는 게 신기한거다. 그리고 마치 여자를 탐하는(?) 남자의 재생산 욕구(?)를 설명하는 것처럼 여자 역시 남자를 탐하고 그 안으로 씨앗을 배출하고 싶다는 것이 신기하다.

하긴 "정숙한 여인" 혹은 버지니아 울프가 말했던 "집안의 천사"는 빅토리아 시기에 만들어진 여성상이란 얘기가 있지. 중세 때에는 여성에게 성욕이 있다는 것을 인정했을 뿐더러, 심지어 여성이 더 성욕이 강하다고 보았지. 왜냐하면 남성은 영혼에 가까운 존재지만 여성은 (동물처럼) 육체에 가까운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아 또 써놓고 보니 열받네^^ 성욕이 약하다고 해도 열받고 성욕이 강하다고 해도 열받으니 이건 다 나한테 문제가 있는...게 아니라 남/여라는 이분법으로 모든 사람을 나누려는 게 싫은거지.

어쨌든 성교를 안 해서 불필요한 정액이 쌓이는 증상과 월경을 안해서 문제가 되는 증상이 비슷하다니, 이것도 특이하고. 중세에는 정액이든 모유든 다 피에서 만들어졌다고 생각을 했으니 월경혈과의 관련을 찾은건가?

아, 그리고 이런 정액이 몸에 쌓이면 문제가 되지만 특히나 머리 쪽으로 정액이 올라오면 목소리도 안 나오는 등 문제가 더 커진다고. 그래서 코에는 고약한 냄새가 나는 것들을 바르고 여성의 성기 주위에는 좋은 냄새가 나는 것을 바르는 게 처방전인데 아무래도 상체까지 올라온 정액을 아래로 배출시키기 위한 방법인 것 같다. 후반부에 가면 제자리를 벗어나 몸을 떠도는(?) 자궁을 아래로 다시 끌어내리기 위해서도 비슷한 처방전이 나옵니다;;

그리고 여성의 성기를 우회적으로 표현할 때 "은밀한 부위iniguine"라는 단어가 나오자 지도교수는 단번에 "disgusting"이라고 말했다. ㅋㅋㅋㅋ 나는 이래서 지도교수가 좋다니까 ㅋㅋㅋㅋ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고개숙인(???) 남성들이 해구신을 찾는다면 자궁이 질식한 중세 여성들은 여우나 사슴의 거시기를 먹습니다. 허허허... 내가 관심있어하는 중세 동정 여성 성인들은 혹시 자궁이 괜찮았는지 갑자기 걱정이 되네요. 당신의 자궁은 안녕하십니까?



덧글

  • 진냥 2013/07/29 11:57 # 답글

    중세 동정 여성 성인들은 난 여자를 그만두겠다! 난 여자를 초월하겠다, 죠죠-!!!(잠깐 누구야)..를 했기 때문에 성인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합니다....
  • mori 2013/07/29 14:01 #

    앗 고대에는 또 그런 게 강하게 나타나는게 중세로 넘어가면서 여성 성인들은 오히려 여성이라는 점을 어필(?)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던 것 같아요. 중세 후기로 갈수록 예전과는 달리 나는 남자다!라고 주장하면 이단 내지 마녀로 몰렸으니;; 영적으로는 남자와 다르지 않지만 육체적으로는 난 여전히 여자라고 겸손(?)하게 말해야 안전했으니까요.
  • 이브노아 2013/07/29 12:00 # 답글

    여자도 성을 너무 멀리하면 자궁 건강이나 여자 몸 밸런스가 안 좋을 수도 있다고 하죠... 근데 여자가 그걸 해서 여성호르몬이 막 분비되면 여자가 예뻐지고 건강해지고 혈액순환도 잘 되고...ㅎㅎ

    그나저나 남자를 멀리해서 생긴 증상을 마녀의 지표로 여겼다니, 역시 마녀사냥은 사회적으로 부담스러운 과부 등을 죽이고 싶은 경우에도 이용되었다는 말이 생각나네요. 차라리 동양에서는 그러면 열녀비를 표창하지, 중세에는 문란해도 마녀고 안 문란해도 마녀라니...;;
  • mori 2013/07/29 14:04 #

    ㅎㅎ 하긴 그렇긴 하겠죠? 어쨌든 성에 대한 적절한(?) 관심도 건강의 지표일 수있다고 생각하니까요! 여자한테 참 좋은데, 정말 좋은데, 뭐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네.

    마녀사냥은 정말 ㅠㅠ 남자를 멀리해도 마녀고 남자를 가까이해도 마녀고 무슨 이런 노무 기준이 있나 볼 때마다 울컥울컥합니다.
  • 대공 2013/07/29 14:16 # 답글

    현대에 있어선 그 질병을 뭐라 부를지 궁금하군요
  • mori 2013/07/29 22:29 #

    그러게요;; 오히려 한의학에 뭔가 비슷한 증상이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 2013/07/29 21:14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3/07/29 22:3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Panhypersebastos 2013/07/29 22:00 # 답글

    오리바시우스 선생도 저런 소리를 했었군요. 이 질병에 대한 이야기는 좀 생각하면 할수록 뭐하군요..
  • mori 2013/07/29 22:31 #

    읽으면 읽을수록 주화입마에 빠지고 있습니다(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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