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연옥에 여행 가보고 싶지 않으세요? by mori

웬지 제목만 보면 살인이라도 저지를 것 같은 포스이지 말입니다;; 근데 어제 TA수업 준비하다가 아일랜드Ireland에 정말 연옥purgatory가 있다는 걸 알았어! 음마야! 근데 멋있네. 연옥은 스테이션이라고 불리는 섬the Station Ireland 지하에 있다고 합니다. 원래 연옥으로 통하는 동굴이 있었는데 지금은 막혔다고. 그래도 꾸준히 가톨릭 신자들이 순례를 온다고 합니다.


아 죄송, 이건 진짜 연옥 사진(?)이고... 출처는 http://aftermathnews.wordpress.com/2009/07/30/st-patrick%E2%80%99s-purgatory-has-increase-in-pilgrims-as-economy-collapses/



굉장히 멋있네요. 큰 호수 한 가운데에 있는 섬입니다. 오래된 건물도 보이지만, 최근에 지은 걸로 보이는 건물들도 보입니다. 관광지로 인기만점! 출처는 http://www.tripadvisor.co.uk/LocationPhotos-g1067518-Pettigo_County_Donegal.html 



오늘도 지도교수의 부재를 틈타 비자발적으로 수업을 맡았는데, 주제는 중세의 죽음. 그 중에서도 연옥이 나왔다. 성 파트리치오St. Patrick의 연옥을 다녀온 기사 오웨인Knight Owein의 생생한 경험담 되시겠다! 출처는 12세기, H로 알려진 수도사H. of Saltrey에 의해 작성된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Tractatus de Purgatorio Sancti Patricii에 실린 이야기 중 하나. 나는 시너스John Shinners가 정리한 책 중세 민중 종교Medieval Popular Religion:1000-1500에 실린 영문판을 참고하였다.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앞서,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에 대해 설명해보자면...



요분이 성 파트리치오(387 – 461). 출처는 위키 http://en.wikipedia.org/wiki/Saint_Patrick

이 분은 원래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났지만 14살 때 납치를 당해 아일랜드에 노예로 팔렸다고. 그래서 아일랜드에서 엄청나게 고생하다가 신을 경험하고 스무 살에 도망쳐서 사제가 되었다고. 성 파트리치오의 날도 그렇고 아일랜드의 상징이 세잎크로바인데 이게 삼위일체도 상징한다는 걸 이제 알았다;; 난 왜 아일랜드 하면 기네스밖에 생각이 안 날까요.

어쨌든. 당시 그리스도교에 대해 무지했던 사람들은 성 패트릭의 노력에도 개종을 하지 않았다고. 사람들은 오히려 성 파트리치오에게 그리스도교가 맞다는, 눈에 보이는 증거를 보이라고 큰 소리를 쳤고 성 패트릭이 기도하자 신은 친히 엄청난 구덩이를 열어 연옥을 보여주셨고 그 뒤로 아일랜드에는 개종자가 엄청나게 늘었다죠. 저 섬에서 연옥을 보여줬다는 얘기임.


본론으로 들어가자면 오웨인이라는 기사가 큰 죄를 짓고(꼭 이런 거엔 무슨 죄 지었는지는 안 나오더라! 궁금하게시리!) 사제에게 가서 고해성사를 하던 중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자기 죄가 크니 연옥에 가서 그 죄를 씻고 와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물론 사제는 말림. 님 그거 좀 많이 힘듦여;; 그러다가 아예 골로 갈 수 있음여;; 하지만 이런 이야기의 주인공들이 으레 그렇듯, 오웨인은 악마를 상대로 싸워 이길 것을 자신하며,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으로 향하는데... 15일동안 금식하자 15명의 사제가 나타나, 연옥에서 참회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 지 설파하지만 역시 오웨인은 예수의 이름을 등에 업은 자신의 승리를 자신한다. 그러자 엄청난 수의 악마들이 나타나 집에 돌아갈 기회를 다시 한 번 주지만 오웨인은 듣지를 않고 이제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되는데!




스포일러: 해피엔딩임

스포일러2: 악마가 오웨인을 마구 괴롭히려고 할 때마다 오웨인은 예수의 이름을 부르고 그러면 악마가 아무 것도 못함.




이게 뭐야! 너네 악마 똑바로 해라!

본격적인 포스팅은 다음으로 미루고 일단은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 사진을 구경하시죠.



저기 멀리 보이는 섬이 바로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 출처는 http://www.philipcoppens.com/purgatory.html



이건 옛건물 같음.

도..동물원인가? 위의 두 사진 출처는 http://www.spms.org/stpatricksmissionarysociety/Main/St_Patrick_Purgatory.htm


참고로 히스토리 채널에서 지옥의 문Gates of Hell이라는 제목으로 방송을 했는데 여기에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이 나온다. 다큐멘터리 자체는 좀 조잡한 부분이 없지않고 지나친 일반화의 경향도 보이지만, 일단 재밌다. 그리고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 나오기 전에 미국 남부 침례교의 전형적인(?) 목사가 등장해서 지옥에 대해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장면이 한참 나오는데, 학부생들이 무지 좋아했다. 유투브 링크는 여기. 성 파트리치오의 연옥은 한 시간 15분부터 나온다. 짧지만, 아직도 가톨릭 신자들이 순례를 와서 의례를 하는 모습이 인상깊다. 

덧글

  • Esperos 2013/12/05 08:10 # 답글

    패트릭을 한국 천주교는 파트리치오(Patricius)라고 하는데, 그래서 패트릭과 파트리치오가 같은 이름의 다른 언어판임을 모르는 사람이 꽤 있습니다 ^^;;; 하긴 어거스틴과 아우구스티노/아우구스티누스가 다른 사람인 줄 아는 경우도 있으니.

    전설에서는 성 파트리치오가 아일랜드에서 뱀을 쓸어버려서 아일랜드에는 뱀이 없다지요. ㅎㅎ 저 스테이션 섬은 겔트 전설에서 뭔가 의미 있던 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 mori 2013/12/05 12:02 #

    오늘도 도움을 받아 게시물 수정했습니다! 아무래도 한국 천주교에 호칭을 맞추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앞으로도 도움 부탁드리니다, 염치불구하고. 헤헤. 당장 미국 애들만해도 아우구스티누스라고 하면 못 알아들어요. 아니, 너 그리스도교 전공자인데 왜 못 알아듣냐;; 오늘은 테르툴리아누스라고 했더니 못알아들어서 터틀리안이라 그랬더니 "아하!"이러고 있더라구요.

    뭔가 원래 지역에서도 전설이 있을 것 같군요! 연옥으로 통한다는 저기 동굴에서 많은 사람에게 환시가 있었고 최근까지도 사람들이 거기에 직접 들어가 신비경험을 하려고 했다 하더라구요!
  • googler 2013/12/05 08:28 # 답글


    아일랜드라면 더블린의 제임스조이스가 생각나고, 그 담엔 역시 저도 기네스가 가장 압도적으로 생각나네요. ㅎㅎ

    옛날 분들은 정말 천국 지옥에 대한 사념이 풍부하셔 현실 자체와 자신들의 생각보다 사념에 투자하는 사유를 더 많이했던 시절인 듯~~ 그땐 핸폰이 아직 지구에 등장하지 않고 물론 컴퓨터도 없던 시절이니 인간의 사유가 끌고가는 정신의 영역이
    실제 일상사 영역보다 더 컸던 거 같애요.르네상스 이후로 꽝이 되어갔지만요~~

    지금쯤 할머니되신 분들 어릴 적 그림들만 봐도, 그땐 엄마 아빠 그려넣었던 게
    아니라 천사 악마 그려넣었던 도화지들 제법 되요~~
  • mori 2013/12/05 12:05 #

    중세 문헌 보면 진짜로 지옥이나 연옥이 머나먼 문제가 아니라 지금 당장 급한 문제로 처리되었던 것 같아요~ 중세 그림들도 재밌지만 말씀해주신 분들의 그림도 재밌을 것 같구요!

    기네스야 아일랜드 갔을 때 많이 마셨지만, 제임스 조이스는 미처 읽기 전에 방문한터라 박물관에 갔어도 별다른 감흥이 없었어요. 나중에 읽고, 땅을 치며 후회했어요. 미리 읽고 여행 갈 껄 ㅠㅠ
  • 행인1 2013/12/05 17:40 # 답글

    1. 파트라치오가 누군가 했더니 '패트릭'이었군요. 아일랜드 이민자들의 영향인지 미국 대중문화에서는 '성 패트릭의 날(St. Patrick's Day)' 행사가 종종 소재나 배경으로 나오죠.

    2. 성 파트라치오(혹은 패트릭) 관련한 전설 중에는 그가 아일랜드에서 뱀을 모두 몰아내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 mori 2013/12/06 04:44 #

    아, 한국가톨릭에 맞게 바꾸었더니 아무래도 헷갈릴 수도 있겠군요! 병용을 해야할까봐요~ 여기도 성 패트릭의 날에는 사람들이 막 초록색 옷 입고 맥주 마시고 그러더라구요!

    아일랜드, 뱀이 없다는 얘기가 많이 유명한가봐요~!!
  • 迪倫 2013/12/08 02:10 # 답글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왠지 세르베루스가 컹컹 울것같은 분위기네요^^
    전통적으로 아이리시 이민이 많던 보스톤은 세인트 패트릭이 거의 수호성인이지만, 뉴욕도 실은 교구 대성당이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일 정도로 아이리시 영향이 막강합니다. (뉴욕 카톨릭은 19세기는 아이리시 중심으로 형성되었다가 20세기 초반에 와서야 이탈리안 중심이 되었지만, 여전히 아이리시 영향이 쎕니다)

    덕분에 뉴욕의 세인트패트릭데이는 상당한 술먹고 주정부리는 날의 이미지가 강하구요. 패트릭 성인이 알면 참 기가 막히시겠지만...

    아, 이 포스팅과 조금 무관하지만 아마 mori님에게 흥미있지않을까 싶은 이미지들이 자주 올라오는 텀블러 소개드립니다: http://eloybida.tumblr.com/
    주말 잘 보내세요!
  • mori 2013/12/08 07:23 #

    오오 그렇군요! 세인트 패트릭 대성당도 가보고 싶어요! 뉴욕은 언제 가볼런지 ㅠㅠㅠ 볼티모어 갈 때마다 뉴욕 가야지!하다가 또 못가고 ㅎㅎ 제 친구들도 조상이 아이리쉬 출신이면 꼭 세인트 패트릭 데이에 초록색을 챙겨입더라구요.

    텀블러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텀블러 가입은 했는데 영어 포스팅을 하려는 계획만 창대하고 못하고 있어요. 재밌는 글 보는 용도로라도 활용해야겠어요~~ 살짝 봐보니 정말 좋아할만한 텀블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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