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라멕Lamech, 카인Cain을 죽인 사람 by mori

지난번 포스팅에 이어, <The Medieval Popular Bible중세 민중 성서>에서 제일 재밌었던 라멕Lamech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개인적으로 카인Cain과 아벨Abel의 이야기가 상당히 충격적이었기 때문에 카인의 끝이 어떻게 믿어지고 전승되었는지가 재밌었던 것 같다. 물론 신이 카인에게 카인을 죽이는 사람이야말로 카인의 죄에 7배에 해당하는 벌을 받게 될 것이라하며 카인을 보호했지만, 역시 사람들은 그 뒤에도 뭔가 있었을 것으로 기대하지 않았을까? 

원서를 직접 보는 건 아니고, 머독Mudock의 <중세 민중 성서>에 여러 다른 판본에 나오는 이야기를 나름 뭉뚱그려서(?)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흔들리긴 했지만, 카인을 실수로 죽인 라멕과 소년. 대부분의 전설에선 라멕이 눈이 멀은 상태였다고 말한다. 사진의 출처는 http://www.paradoxplace.com/Photo%20Pages/UK/Britain_Centre/Norwich_Cathedral/Norwich.htm 노르위치Norwich 성당에 있는 것으로, 아담과 하와 등 다른 성경 이야기도 이렇게 만들어져 있는듯.






내용이 다른 판본이 여럿있지만 나름 조합해서 기본적인 이야기 틀만 알려드립니다...

원래 라멕이 구약성서에 나오긴 하는데 매우 간단하게만 서술되어 있죠잉. 공동번역에는 라멕에 대해 딱 이렇게만 얘기하고 있다. 창세기 4장 중 일부이다. 


16 가인이 여호와 앞을 떠나서 에덴 동쪽 놋 땅에 거주하더니 
17 아내와 동침하매 그가 임신하여 에녹을 낳은지라 가인이 성을 쌓고 그의 아들의 이름으로 성을 이름하여 에녹이라 하니라 
18 에녹이 이랏을 낳고 이랏은 므후야엘을 낳고 므후야엘은 므드사엘을 낳고 므드사엘은 라멕을 낳았더라 
19 라멕이 두 아내를 맞이하였으니 하나의 이름은 아다요 하나의 이름은 씰라였더라 
20 아다는 야발을 낳았으니 그는 장막에 거주하며 가축을 치는 자의 조상이 되었고 
21 그의 아우의 이름은 유발이니 그는 수금과 퉁소를 잡는 모든 자의 조상이 되었으며 
22 씰라는 두발가인을 낳았으니 그는 구리와 쇠로 여러 가지 기구를 만드는 자요 두발가인의 누이는 나아마였더라 
23 라멕이 아내들에게 이르되 아다와 씰라여 내 목소리를 들으라 라멕의 아내들이여 내 말을 들으라 나의 상처로 말미암아 내가 사람을 죽였고 나의 상함으로 말미암아 소년을 죽였도다 
24 가인을 위하여는 벌이 칠 배일진대 라멕을 위하여는 벌이 칠십칠 배이리로다 하였더라


출처는 대한성서공회. http://www.bskorea.or.kr/infobank/korSearch/korbibReadpage.aspx?version=GAE&book=gen&chap=4&sec=1&cVersion=&fontString=12px&fontSize=1 성서에서 나오는 건 라멕이 카인의 5대손이라는 것, 그리고 아내가 두 명이었다는 것, 그리고 어떤 사람과 소년을 죽였다는 것 정도. 그리고 카인의 저주보다 더한 저주를 자기 목숨에 걸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세에서 라멕이 죽인 것은 카인이 되지요... 자신의 5대조를 죽이고 그 저주도 자기가 다 받게 됩니다? 일단 라멕이 성서에 나오는 중혼의 가장 첫번째 사례로 나오기 때문에 중세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고. 아내가 두 명이었기 때문에 일단 나쁜 놈이 될 가능성이 충분했다고. 근데 그 뒤에도 아내 여러 명인 사람이 엄청 많이 나옵니다? 근데 아내 이름 하나가 좀 이상...? <-음란마귀 그리고 어떤 판본에서는 라멕이 아내가 두 명인거에 만족을 못하고 또 바람을 엄청 피웠다고 말하고. 


많은 판본에선 이 라멕이 늙어서 눈까지 멀어 어떤 소년의 도움으로 사냥에 나갔을 때를 얘기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은 대홍수 이전에는 사람들이 육식을 안했다고 생각했고 라멕은 육식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슴 가죽을 얻기 위해서 사냥을 나섰다고 믿었다. 어떤 소년은 사슴인 줄 알고 활을 쏘라고 했고, 쏴보니 알고보니 카인이 덤불 속에 숨어있던 것. 자신이 죽인 게 카인, 즉 자신의 선조이자 살인을 하게 되면 일곱 배의 저주를 받게 되는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자 라멕은 너무 화가 나서 자신을 잘못 인도한 소년을 활로 때려죽인다. 그리고 몇몇 판본에서는 그 소년이 라멕의 아들이라고 서술하고 있다. 결국 라멕은 자신의 선조도 죽이고 후손도 죽인, 그리고 아내도 두 명씩이나 되는 아주아주아주아주 나쁜 놈이 되는 거지. 이 집안은 대홍수때에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다 몰살당한다. 이것도 다 카인을 죽이고 여러 명과 정분이 나서 받은 천벌이라는 식으로 서술이 된다.

하여튼 이처럼 대중들은 성서의 불친절한 설명에 목말라하고, 이걸 채워주었던 게 온갖 전승과 대중 성서, 연극. 중세조차 성서가 완결무결하지는 않았다는 것. 


덧글

  • 迪倫 2014/01/06 00:01 # 답글

    라멕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롭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중세 유럽의 성서에서 파생된 이야기들은 의외로 나름대로 합리적이려고 노력한(?) 흔적같은 데가 있군요. 요즘의 개신교계에서 발생하는 '이야기'들도 어쩌면 큰틀에서 유사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_-;;

    그나저나 며칠 지나긴 했지만 Mori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게 하시는 공부 원하시는대로 잘 이루시기 바랍니다!
  • mori 2014/01/06 05:44 #

    迪倫닙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도 개신교쪽에서 최근에 열심히 설파(?)하는 것들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무래도 말이 되게 만들려고 하다보니 그랬을 것 같구요, 저도 그렇고 사람들이 권선징악에 목말라하는 것 같기도 하구요.
  • googler 2014/01/05 23:40 # 답글


    라멕이야기는 모르겠는데, 카인과 아벨의 성서 스토리에서, 하나님이 아벨의 제사는 받으시고 카인의 제사는 안 받으셨다는 게 기억나네요.
    왜 그랬을꼬... 생각해보게 만드는 대목이죠. 당시 카인은 뭔가 동물을 잡아 그 동물을 바치는 제사을 지냈었나? 암튼 그렇고, 아벨은 농사를 지으며 그 곡식으로
    상납하는 제사였나? 암튼, 제 기억이 맞나 모르겠어요. 당시만 해도 번제물을 바쳐 지내는 제사를 하나님이 안 받으시다니 상당히 세련된 하나님, 이랬던 기억이. ㅋㅋ
  • mori 2014/01/06 05:46 #

    앗 저도 잘 기억이 안 나서 찾아봤는데 카인이 땅에서 나는 식물을 바쳤고 아벨이 가축으로 번제를 드렸다고 나오네요. 여담이지만 어렸을 적 성경학교에 다녔을 때 왜 하나님은 아벨이 바친 것만 좋아하고 카인이 바친 것은 안 좋아했나 (제가 맏이여서 그런지) 심각하게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건 여전히 모르겠어요.
  • googler 2014/01/06 23:48 #

    아, 제가 반대로 기억하고 있었네요~~ 죄송합니다. 가인이 땅에서나는 식물 바쳤고, 아벨이 가축 번제를 했었군요. 전 당시엔 알았다 여겼었는데 알고보니 제가 거꾸로 알았던 셈~~ 정정해주셔 고마워요. 그래선지 저도 새롭게 들여다 보이네요. 아마 제 스케치가 맞다면, 하나님이 왜 아벨의 제사를 받아들였는가 하면, 가축으로의 번제는 피와 연관성이 있을 거에요. 구약시대도 번제는 번제지만 가축을 드리니 피 관련된 거였고, 신약에서도 하나님이 받는 것은 피 관련된 것으로 일괄적으로 건축물이 잡히는데, 그 건축물에는 유월절이라는 코드가 들어있다고 합니다. 유월절 의미는 구약시대 양피를 발라놓은 집은 안 죽었고 문지방에 양피 안 발라놓은 집은 죽음을 당했죠. 이 피라는 코드는 성서의 건축물같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 코드인데, 가인과 아벨의 제사 중 아벨 제사만 받았다는 이 신의 속성과 신약에서 예수의 유월절 만찬(포도주를 보고 이 잔은 나의 피요, 어쩌구 저쩌구....)하는 장면서 예수 역시 피를 중시여깁니다). 즉 여기에 뭔가 피의 코드가 하나님의 구약과 신약에 일괄적으로 같은 중요코드를 지니면서 뭔가 피력하고 있는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제가 알고 있는 가인과 아벨 제사에서의 신의 코드, 즉 "피"에 대해 제 상식만큼만 답변해 놓았으니 참고가 되시면 좋겠네요~~
  • mori 2014/01/07 03:30 #

    아 자세하게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구약과 신약에서 피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피할 수도 있고 또 아벨의 제사와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로운 것 같아요! 의문이 풀렸습니다,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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