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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프란치스코와 불타는 전차 by mori

무슨 영화 제목 같군. 내가 남자인 성인Saint 다룰 일이 없긴 하지만 이번은 봐준다...가 아니라 사실 성 프란치스코(St. Francis of Assisi, 1181/1182–1226)는 중요합니다. 내 논문이 여자인 성인들에 대한 거긴 하지만 성 프란치스코야 말로 묘하게 여성 성인들의 모범이 되어왔기 때문에. 근데 그의 전기를 쓴 보나벤츄라 (St. Bonaventura, 1221-1274)는 왜 이렇게 어렵게 글을 썼는가. 보나벤투라가 쓴 『성 프란치스코 소전기 Legenda Minor Sancti Francisci』에 나오는 기묘한 기적을 써보고자 한다.




Giotto, Vision of the Fiery Chariot, 1297-99, fresco, 270 cm x 230 cm, Upper Church at Basilica of San Francesco, Assisi
출처는 http://stfrancis.clas.asu.edu/gallery/giotto-fiery-chariot


이 기적을 지오토(Giotto di Bondone, 1266/7–1337)가 그렸지만 지도교수는 불평을 했다. 지오토는 이 기적을 제대로 그리지 않았다!  근데 난 프란치스코의 제자들이 자고 있는 모습이 좋다.





2권의 여섯 번째 설교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래는 내 번역이다. 보나벤투라는 글을 너무 어렵게 써. 투덜투덜


1. 어느 날 성 프란치스코는 평소 습관처럼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아들들(제자들)로부터 물리적으로 같이 있지는 않았다. 한밤중이었다. 제자들 중 몇몇은 자고 있었고 몇몇은 기도를 하고 있다. 갑자기 기적적인 빛으로 둘러싸인 불타는 전차가 나타났다. 그리고 그 위에는 마치 태양처럼 환히 비치는 구형의 물제가 있었다. 그 전차는 이 형제들이 살고 있는 집의 조그만 문으로 들어왔고, 그들이 사는 집 여기저기를 세 바퀴나 돌았다. 
2. 이것을 보고 이미 깨어있던 형제들은 이런 기적적이고 훤히 빛나는 광경에 놀라서 얼어붙었다. 동시에 자고 있던 형제들은 잠에서 깨어 역시나 깜짝 놀랐다. 이들은 마음만큼이나 신체적으로도 그 광채를 느꼈다. 그리고 이 기적적으로 빛나는 힘에 의해 형제들 하나하나에게는 공통의 깨달음이 마치 발가벗져진 것처럼 명백했다.
3. 모든 형제들이 이 모든 것을 각자의 마음으로 보고는, 한 마음으로 이것을 알았다. 성인인자 아버지인 프란치스코가 신에 의해 그렇게 변화한 모습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말이다. 그야 말로 성령 안에서 엘리야의 힘에 의해 온 사람이었다. 그리고 그는 성스러운 군대의 우두머리였다. 이스라엘의 전차이자 전차 기수로서 말이다.
4. 게다가 성 프란치스코가 형제들에게 돌아왔을 때 그는 그들에게 나타난 천국의 환시에 놀란 형제들을 달래기 시작했다. 
5. 성 프란치스코는 모두가 깨달은 지식에 대해 연구했으며 미래를 예언하기 시작했다. 그는 기적으로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는 눈에 띄게도 엘리야의 두 성령을 밝혔고 그의 위에서 충분히 쉬도록 했다.  그리고 모든 사람이 그의 안전한 안식처 안에서 그 가르침과 삶의 방식을 따르도록 했다.  




지도교수는 이 전차가 문을 드나들 정도로 작다는 것에 흥분했다. 엘리야와 전차는 구약에서 연결이 되긴 하는데 엘리야가 전차를 탄 건 아니잖아? 흠. 지도교수 말에 따르면 엘리야는 일종의 모범사례로 중세 성인들에게 자주 나타난다고 했다. 군대 이미지와 군대를 이끄는 용맹스러운 장군의 이미지까지 덧붙여져서. 

그나저나 이 불타는 전차가 나타나서 제자들이 함께 깨달았다는 점이 강조된다는 게 흥미롭다. consciousness를 어떻게 번역을 해야할지 잘 몰라서 그냥 풀어서 썼다. 그리고 이 깨달음이 명백하게 나타났다는 것을 굳이 발가벗겨짐nude라는 단어를 써서 표현한 것도. 

덧글

  • Esperos 2015/03/20 15:01 # 답글

    성 보나벤투라가 쓴 '성 프란치스코 대전기'를 읽어본 적은 있지만 소전기는 저도 아직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 ㅎㅎ 엘리야는 중세 무렵에 이스라엘 가르멜 산에 있던 가르멜 수도회가 로마로 들어와서 유명해지면서 그 영향력이 더 커겼을 겁니다. (가르멜 수도회는 스스로를 엘리야 예언자가 가르멜 산에 은거하여 기도한 데에서 기원했다고 주장하며, 따라서 엘리야를 매우 중요하게 여김)
  • mori 2015/03/20 22:14 #

    아 중세에 가르엘 수도회가 유럽에 들어왔군요. 소전기에 다른 수도원이나 공동체 얘기도 나오던데 흥미롭더라구요!! 엘리야가 대세였던 것 같습니다.
  • 키르난 2015/03/20 15:24 # 답글

    불타는 전차...=ㅁ= 도깨비불을 생각한 저는 문제학생이군요. 이러면 안되는데.... (먼산) 그러니까 불타는 전차가 등장하길래 제자와 함께 목격했다는 이야기인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라 전차로 현신을.. 전차 위에 불타는 구가 있었다는 것은 헬리오스나 아폴론 같은 그리스로마의 태양신이 떠오르는데 말입니다. 엄, 람세스가 떠오르는 건 안되겠찌요. 하하하; 한국에는 전차라는 개념이 없으니 나타난다면 앞서 적은 것처럼 도깨비불이나 생령 같은 것이 아닐까 망상합니다.
  • mori 2015/03/20 22:16 #

    지오토는 아예 저 전차에 프란치스코가 타고 있는 걸로 그렸는데 지도교수는 personification되지 않은 그대로의 텍스트를 더 좋아하는 것 같더라구요. 아무래도 태양과 비교가 되니 태양신과도 연결이 되겠네요. ㅎㅎ 도깨비불!!! 저도 예전에 도깨비불 보고 싶었던 적이 있습니다!(뜬금없이)
  • 진냥 2015/03/20 20:18 # 답글

    자고 있는 모습... 무지 힘들어보이는데요!!! 동병상련입니까??!!
  • mori 2015/03/20 22:16 #

    눈물이 납니다. 웬지 저 서 있는 형제들 가운데 가장 왼편 형제는 교수님 같고...(왈칵)
  • 2015/03/24 14:36 # 삭제 답글

    같은 상황은 아니지만 신약성경의 변화산 환상이나 겟세마네 동산의 기도가 왠지 생각납니다 ㅎㅎ
    아, 그렇군요. 프란치스코가 전차를 타고 온 건 아니었네요.
    지오토가 텍스트에 입각하면서도 직관적으로 그리기 힘들었을 수도 있겠어요.
    용두처럼 프란체스코 머리가 전차에 달려있는 모양새로 그리느니 지금처럼 타고 있는 모습이 훨씬 나은 듯도 해요 ㅋㅋ
  • mori 2015/03/24 22:52 #

    ㅋㅋ 저 빛나는 구를 표현하기 위해 프란체스코를 그리지 않았나, 저도 생각해봤어요 ㅋㅋ 근데 덜 이상하다고 지도교수는 싫어하더라구요. 더 이상한 걸 좋아하는 지도교수의 취향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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