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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짓존스의 일기 제3편: 그 남자에 미치다 (스포일러 있음) by mori

아직 반 정도밖에 읽지 않은 이 영어 소설을 지금 올려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다가 그래도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어 적는다? 






브릿짓 존스의 일기 제3편. "그 남자에 미치다" 정도로 번역이 될까? 2013년에 나왔다. 사진 출처는 아마존. http://www.amazon.com/Bridget-Jones-About-Vintage-Contemporaries/dp/0345806344/ref=sr_1_1?ie=UTF8&qid=1430260407&sr=8-1&keywords=mad+about+the+boy








<브릿짓 존스의 일기 1편Bridget Jone's Diary>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하고, 내가 두 번째로 처음 읽은 영어 소설이기도 하고, 내가 세 번 완독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헬렌 필딩Helen Fielding이고 영국 사람이고 1995년부터 인디펜던트지The Independent에 이 소설을 연재했다고. 아무래도 이 포스터가 제일 유명하지유. 



르네 젤 위거 헉헉헉 콜린 퍼스 헉헉헉 휴 그랜트는 조금만 헉헉 사진 출처는 http://www.imdb.com/title/tt0243155/






 이 소설이 제인 오스틴Jane Austin의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를, 더 정확히는 BBC의 드라마 버전을 오마쥬했다는 건 잘 알려져있는 사실. 




전 콜린 퍼스의 목욕씬을 좋아합니다 (응?) 출처는 위키.는 http://en.wikipedia.org/wiki/Pride_and_Prejudice_(1995_TV_series)#/media/File:Pride_Prejudice_1995_VHS_PAL_Rated_U_Double_Pack.jpg






영화도 아니고 소설이긴 하지만 스포일러가 다량 함유되어있으니 피하실 분은 여기서 피하시길 바랍니다.







<브릿짓 존스의 일기>와 <브릿짓 존스의 일기 2편: 냉정과 열정>이 30대 중반의 브릿짓이 연애와 사랑을 두고 고군분투하는 내용이라면 <브릿짓 존스의 일기 3편: 그 남자에 미치다>는 좀 다르다. 이미 40대인 브릿짓이 두 아이를 둔 싱글맘으로 직장과 가족과 육아를 두고 고군분투하는, 다소 현실적인 내용. 그리고 연애까지. 여전히 연애까지 고생해야돼! 여전히 브릿짓은 데이트 룰에 집착하고, 좋은 남자를 찾아헤매고, 자기는 왜 이렇게 인기가 없을지에 대해 고민한다. 하지만 이제 그 고민의 종류는 더 추가 되었다. 오늘 이 남자랑 잘 거라면 베이비시터는 어떻게 할 것인지, 미리 말해놔야하나, 근데 데이트가 잘 안 되어서 베이비시터에게 부끄러워하면서 다시 집으로 돌아가고. 

그럼 콜린 퍼스, 아니 마크Mark는 어떻게 된 거냐구요?

이 글을 적는 건, 브릿짓 존스가 마크에게 쓴 편지가 좋아서 옮겨보고 싶어서였다. 아래는 내 번역입니다. 원문은 올리지 않을게요 오역이 너무 티날까봐. 내가 이 소설을 좋아하는 건, 단순히 주인공이 일기를 쓰기 때문도 있는데 주인공은 그 편지까지 사랑스럽다. 아니 근데 나 이거 연애편지처럼 못 옮기겠어-_- 죄송합니다 제 문체가 너무 더럽네요;; 내 구미에 맞게 반말투로 옮겼다. 브릿짓 성격 상 반말이 더 맞지 않을까? 그리고 아래에는 의역도 상당부분 있다.




소설 상으론 브릿짓 존스가 2012년 11월 26일 월요일에 마크에게 쓴 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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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에게,

너가 너무 보고싶어. 난 너를 너무 사랑해.

이건 정말 그냥 진부해. 이건 마치 너가 누군가를 잃은 이에게 편지를 쓰려고 애쓰는 것과 똑같은 거야. "당신의 상실에 대해 저는 깊은 애도를 표합니다." 이런 표현. 하지만 나는, 당신이 죽은 이후 사람들이 나에게 편지를 보낼 때마다 고맙더라. 그 사람들이 정작 뭐라고 얘기 해야할지 몰라하며 그냥 떠듬떠듬거릴 때도 난 고맙더라.

하지만 마크, 들어봐. 나는 혼자 살아갈 수가 없어. 난 정말 혼자는 못 하겠어. 나에겐 애들도 있고 친구들도 있고 <그의 머리에 있는 나뭇잎>이라는 시나리오도 있어. 근데 나는 정말 너 없이는 너무 외롭다. 나는 너가 나를 위로해주고, 우리 결혼식날 그랬던 것처럼 내 말을 들어주고 조언해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를 안아줬으면. 그리고 내가 모든 걸 다 망쳐놨을 때 내가 뭘 해야할지 얘기해줬음 좋겠어. 그리고 내가 나 자신이 쓰레기 같을 때 다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좋겠어. 나는 너가 내 원피스의 지퍼를 올려줬음 좋겠고, 그래... 난 너가 지퍼도 내려줬으면 좋겠지만... 아 이런 제길, 너가 나에게 처음 키스를 했을 때 나는 너한테 말했지. "착한 남자들은 이렇게는 키스 안 하는데요?" 그리고 너는 대꾸했지. "아닌데요, ㅈㄴ 이렇게 하거든요." 나는 지금 너가 ㅈㄴ 그립고, ㅈㄴ 너가 보고싶어.

난 너와 함께 살고 싶어. 난 너가 우리 애들이 어떻게 크는지 볼 수가 없다는 게 감당이 안돼.

나는 그냥 이 답답한 상황에서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수밖에 없어. 삶이란, 모든 사람이 바라는 대로 될 수가 없겠지. 나에겐 게다가 빌리와 마블이 있잖아. 그리고 너가 우리를 위해 남겨놓은 집과 다른 모든 것들고 있고. 난 너가 수단에 갔었어야 했다는 것을 알아. 너가 그 인질극 때문에 오랫동안 싸워왔다는 것도 알고, 너가 그 곳을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것도 알아. 만약 너가 거기가 위험하다는 걸 미리 알았다면 가지 않았으리란 것도. 그건 니 잘못이 아니야.

그냥 난 우리가 함께였음 좋겠어. 매일매일 작은 것 하나하나를 함께 하며. 빌리는 자기 아빠 없이 어떻게 남자가 되는 법을 배우지? 마블은 어떻고? 내 아이들은 아빠가 없어. 걔네들은 너를 몰라. 우리는 정말 그 일이 없었다면 크리스마스 이 날만큼은 집에 함께 있을 수 있었으면 좋겠는데.... 아니다. 만약 그 일이 없었다면 우리는 함께 있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함께 있었어야 하는 거겠지.

내가 좋은 엄마가 아니라 미안해. 이런 날 용서해줘. 내가 데이트 관련 서적을 4주 내내 파고 있었던 거 미안. 그리고 가죽으로 된 초미니원피스를 입은 남자한테 어필할 수 있도록, 데이트 싸이트에서 거짓말로 나를 만들어낸 것도 미안. 그리고 너가 없어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당황하는 것도 미안해. 사랑해.

Love,

브릿짓. 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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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슬프다. 픽션이고 과장이 섞여있지만, 슬퍼. 현실적이라. 이 소설의 브릿짓은 이제 40대.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브릿짓에게 성추행을 일삼던 삼촌도 죽었어. 애들 교육도 시켜야해. 애들이 엄청 말썽피우고 브릿짓은 애들을 통제하려고 애쓰면서 나는 나쁜 엄마라고 자책한다. 물론 그럼에도 로맨스는 있다. 하지만 데이트 상대와 베이비 시팅 날짜를 맞추고, 이 사람과 함께 한다면 애들이 함께 잘 자랄 수 있을 건지를 생각해야하고. 하지만 브릿짓은 영계를 만납니다.

유명 소설의 속편이 그렇듯, 별로 기대를 안 한 소설이었는데 생각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 아직 반 밖에 안 읽었지만. 난 브릿짓이 좋다. (영화 속의) 브릿짓이 금발에 이쁘고 (르네 젤 위거이고?) 인기가 많고 같이 대마 피워주는 친구들이 있고 휴 그랜트와 콜린 퍼스가 좋아해준다는 것만 빼면(???) 덤벙대고 실수하고 그런 게 웬지 나랑 비슷해보여 (????????) 아, 이건 브릿짓에 대한 실례인가? -_-;; 어쨌든. 40대의 브릿짓은 비슷한 나이대의, 여전히 열심히 연애하고 자기 삶을 꾸려나가려고 애쓰는 내 친구들의 모습이기도 하니까. 그냥 난 브릿짓이 좋다. 이건 너와 나의 이야기일수도 있으니까.











핑백

  • mori : 브릿짓 존스의 아기: Bridget Jones's Baby 2016-10-01 11:03:13 #

    ... 편은 소설 3편과 내용이 전혀 다르다. 소설에서는 브릿짓이 다아시와 결혼에 성공해서 두 자녀까지 가지지만 다아시를 불의의 사고로 잃는다. 이 소설에 대해서는 예전에 포스팅 해놓은 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는 다아시가 죽지 않고 전혀 다른 인물의 장례식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브릿짓은 여전히 싱글에 좌충우돌인 삶을 살고 있다 ... more

덧글

  • 분홍만두 2015/04/29 10:25 # 답글

    헛 3편은 몰랐는데.. 마크가...마크가아...!!
  • mori 2015/04/29 11:13 #

    크흐흐흑 설마설마했는데 제 슬픈 예감을 틀리지 않았습니다 흑흑
  • 2015/04/29 14:5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04/30 08:3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5/02 15:15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5/02 16:1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05/12 23:41 # 삭제 답글

    오.. 그렇군요. 오만과 편견의 오마주였다니.
    게다가 콜린 퍼스의 목욕 장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저는 이 영화를 1편만 봤어요. 이 글을 읽다보니 이 영화/소설에 대한 모리님의 애정이 느껴져요.
    3편은 같이 나이 들어가는 기분도 들 것 같아요.
    소설, 영화 모두 보고 싶어집니다.. ^^
  • mori 2015/05/24 09:42 #

    헤헤 감사합니다!! 이 작가가 제인 오스틴 팬이에요~
    물론 영화는 1편이 제일 재밌습니다! 소설은 3편까지 오니 뭔가 많이 달라진 느낌이에요~ 이 세 번째 소설도 번역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저도 다시 읽을 수 있을 듯해요;;)
  • googler 2015/05/27 16:37 # 답글


    요샌 책 커버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그런 것들이 관심이 참 많이 가요. 북디자인들이 참 별의별 것들이 많네요, 이런 눈요기도 일상을 즐겁게 할 줄이야~~
  • mori 2015/05/27 17:19 #

    앗 저도 책커버 보고 다니는 거 좋아해요!! 순전히 책커버가 맘에 들어서 산 책도 있구요! 요즘은 정말 잘 나오는 것 같아요~~
  • 우잉우잉 2015/05/28 00:17 # 삭제 답글

    mori님 침수 피해 없으세요?
  • mori 2015/05/28 06:22 #

    아.. 있습니다. ㅠㅠ
  • 우잉우잉 2015/05/29 00:04 # 삭제

    그래도 다치시진 않은 것 같으니 다행입니다. 뉴스 보니 도로가 운하가 되었더군요. 앞으로 비가 더 내린다고 하는데, 추가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 mori 2015/05/29 06:29 #

    감사합니다 우잉우잉님!!! 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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