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뜨뜻미지근한 남자, 그대의 이름은 점액질남 - 힐데가르트의 의학서에서 by mori

오늘은 점액질 남자의 특성에 대해 배워보도록 하겠심다. 역시나 힐데가르트(Hildegard of Bingen, 1098-1179)의 <원인과 결과Causae et curae>라는 의학서에 나오는, 갈렌의 4체액설에 기반한 힐데가르트의 4타입론! 뭔가 여름에 더 축축 늘어질 것 같은 점액질phlegm 인간, 그 중에서도 점액질 남성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심다.





그림이 좀 쪼매낳긴 하지만 ㅋㅋㅋ 울타리 앞에서도 인간은 4유형에 따라 다른 반응을 ㅋㅋㅋ 다혈질은 역시나 울타리를 가뿐하게 오바해서 뛰어넘고, 옆에 담즙질은 화가 나서 ㅋㅋㅋㅋ 울타리를 부셔버리고 우울질 남성은 슬퍼하며 울타리를 짚고 그냥 서 있고 ㅋㅋㅋㅋ 뭔가 기운 빠지는 점액질 남자는 그냥 그 위에 앉아버렸어 ㅋㅋㅋ 다 귀찮아 ㅋㅋㅋ

 

영어가 아니긴 하지만;; 대충 보면 나오죠, 점액질 남자는 뭔가 정적이고 내성적인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저 표에 따르면 믿을 만하고, 절제되어있고, 침착하며 평화롭고, 사려깊고, 조심스럽고, 수동적이라고. 근데 우리는 알고 있다. 저 위의 표는 점액질의 좋은 면을 주로 얘기하고 있지만 우리의 힐데가르트는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또 깔 것이라는 것을;; 위의 두 그림 모두 출처는 http://zeceintop.ro/10-pentru-temperament/ 입니다. 루마니아어로 된 블로그로 추정.





 

힐데가르트 <원인과 결과> 원문은 구글북에 있습니다. https://books.google.co.kr/books?id=hExUwWa8tNoC&printsec=frontcover&source=gbs_ge_summary_r&hl=en#v=onepage&q&f=true 아래 번역은 제가 직접 한 것으로 오역의 책임 또한 저에게;; 근데 나 이부분 메모가 없는 걸 보니, 아파서 강독 하루 빠진 날이 이 날이었나베;;






점액질 남자에 대하여

어떤 남자들은 살이 찌고 하얗고 마른 성질의 뇌를 가진다. 따라서 이 남자들의 뇌에 있는 핏줄들은 붉다기 보다는 허옇다. 이들의 눈은 넓대대하고 경직되어있으며 이들의 얼굴은 마치 여자 얼굴 색을 띈다. 그렇다고 피부가 맑은 것은 아니고 마치 색을 잃어버린 듯한 안색이다. 이들의 핏줄은 넓대대하고 부드럽다. 이 핏줄들은 많은 양의 피를 담지는 못하는데 따라서 이들의 피는 피 같기보다는 거품이 많이 있다. 점액질 남자들은 몸에 살이 충분히 있고 그 살들은 여자들의 살처럼 부드럽다. 하지만 이들의 지체는 강하며 이들의 성격(혹은 마음?mind)은 담대하고 튼튼하다. 이들은 무엇을 이해하거나 말을 할 때에 마치 불처럼 담대하고 튼튼하다. 이들의 불꽃은 갑자기 솟아오르고 또 갑자기 잦아든다. 이들은 습관에서는 마치 대담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일을 할 때 대담하지는 않고 오히려 직접 일을 하기보다는 대화에서 의견을 더 많이 제시한다. 이들의 허벅지에 있는 (성욕의) 바람은 뜨듯미지근한 열기를 지니고 있어서 뜨거워질 때도 어물쩍 뜨거워진다. 마치 잘 데워지지 않는 물과 같다. 이들의 두 집은 불을 지피는 데에 쓰이는 두 개의 풀무처럼 역할을 하지만 이 집들은 결함이 있고 힘은 없다. 마치 나무 밑둥을 세우려는 것 같다. 왜냐하면 이들에게는 충분한 정도의 불이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성관계(포옹embrace이라는 단어를 썼음)때에 사랑을 받을 수는 있다. 이들은 남자와도 여자와도 같이 살 수는 있다. 그리고 이들은 배우자들에게 헌신적이다. 이들에게는 대단히 증오하거나 하는 사람이 없다. 다만 이들의 몸에는 첫 창조물이 가진 뜨뜻미지근한 취향이 있을 뿐이다. 즉, 아담과 이브가 육체적으로 관계를 맺기 전의 그 상태를 말이다. 따라서 점액질 남자들은 여러 모로 후손을 잇는 일이 적다. 이런 남자들의 성질에 따라 이들이 강한 정액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들은 턱수염도 잘 안 나고 다른 남자다운 형질들도 부족하다. 또한 점액질 남자들은 좋은 의미에서 볼 때는 질투심이 적다. 이들은 천성상 약한데 자신들처럼 약한 여성을 사랑할 때에는 여성의 좋은 면 때문에 사랑한다. 이들의 약한 성질에 차이가 있다면 여성들의 약함은 아이의 그것이라면 이 점액질 남자들의 약함은 뜨듯미지근한데서 오는 것이다. 따라서 가끔은 턱수염도 조금 난다. 마치 잔디가 조금 난 땅처럼 말이다. 이들은 성관계를 할 때(씨를 뿌릴 때) 완벽하지 않은데 이들 중에 반 수는 임신을 시킬 수 있지만 나머지 반수는 고자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그들의 마음 속으로 그다지 많지는 않은 성욕으로 성관계를 한다면 이들은 생각을 하고 선택을 해서 여자를 고른다. 만약 이들의 몸에 결함이 있다면 이들은 지혜가 부족하고 이들의 성격에서 오는 핏줄들에 푸르름이 모자라서 마치 갈대나 몇몇 약초들처럼 약하디 약한 핏줄들을 가진다. 이들은 강하지 않을 뿐더러 이들의 핏줄을 차다. 점액질 남자들의 정액은 묽고 거품처럼 열을 부족하게 받아서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버티지도 못한다. 








봐봐 ㅋㅋㅋ 힐데가르트 또 남자 엄청 까고 있다 ㅋㅋㅋㅋㅋㅋ 아 물론 직접적으로 욕하는 건 아닌데 쓴 내용의 태반은 점액질 남자들이 들으면 뭐 기분 나빠할 수도 있는 그런 내용일 수도 있을 수도 있을 것 같고 저는 남자가 아니어서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점액질 남자는 성욕이 적은 대신에, 성욕이 적기 때문에 여자를 잘 헤아려서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합니다. 턱수염도 조금 나서 ㅋㅋㅋㅋ 잔디가 조금밖에 안 난 땅이래 ㅋㅋㅋㅋ 

이 부분에서 재밌는 부분은, 점액질 남성들의 이런 뜨듯미지근하고 성에 그리 민감하지 않은 부분이 아담과 이브의 타락 이전 상태에 비유가 되면서도 그다지 긍정적인 모습은 아니라는 거다. 몇몇 영지주의적인 해석을 제외하고는, 전통적으로 그리스도교에서 아담과 이브가 원죄를 짓기 전 혹은 육체적인 즐거움을 알기 전의 모습은 순선하고 아름답고 천사같은 이상적인 모습으로 그려진다. 하지만 힐데가르트에 따르면 이들은 팥 없는 찐빵...이 아니라 어쨌든 미적지근한 것이다. 성욕이 별로 없는게 좋은 게 아닌 것이다. 물론 힐데가르트가 지금 의학서를 쓰고 있고 인간의 재생산에 대해 쓰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전통을 따라 아담과 이브의 타락 이후를 부정적으로 보았던 그녀의 다른 신학적인 글을 볼 때 좀 의외이다. 어쨌든 같은 저자의 글을 읽을 때라도 글의 장르(?)가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자 자신이 점액질인 것 같은 남자분들은 조용히 내적內的 댄스를 춥니다. 

덧글

  • PennyLane 2015/07/08 22:10 # 답글

    읽다보니 뇌가 점액질이 되어갑니다...ㅋㅋㅋㅋㅋㅋ 웃어넘기기엔 힐데가르트의 주장이 느므 진지합니다그려...
    어찌보면 혈액형 심리학이나 사상체질의 선조격같군요
  • mori 2015/07/08 22:17 #

    갈렌이 시초긴 한데 뭔가 힐데가르트는 너무 자세해요 ㅋㅋ 쓸데업이 고퀄입니다 ㅋㅋ 자세히 읽다보면 이거 내 성격인가? 싶다가 갑자기 기분이 나빠;;지는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ㅎㅎ
  • 키르난 2015/07/09 08:26 # 답글

    우울하고 무기력한 게....(거기까지) 모 소설의 등장인물 하나가 떠오르는데, 그 성직자님께서는 궁중암투에 뛰어들었다가 결국 덫에 깔려 죽었더랬지요. 묘사하는 것을 읽다보니 왠지 그 분이 떠오릅니다. 위의 남녀 모두 가능하다 + 그 분의 마지막을 지킨 인물이 그렇고 그런 사이인 용병이었다는 점이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그런가봅니다. 흠흠흠.
    아무래도 이거 사상적 기질 쓸 때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들을 기질에 따라 넷으로 나누고 그들의 성격을 일반화시키면서 그간 당했던 분노를 모두 불태운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절로 인물이 떠오르는 것을 보니 왠지...=ㅁ=!
  • mori 2015/07/09 14:26 #

    키르난님이 떠올리신 인물이라니!!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ㅋㅋㅋㅋ 아 소설 인물에 대입해도 너무 재밌네요! 나중에 4타입 다 정리하면 소설 인물에 대입해볼까봐요~ 실제 인물에 하면 ㅋㅋ 너무 위험하니까요!!
  • 키르난 2015/07/09 19:53 #

    그 비슷한 것이, 옛날에 혈액형 성격학으로 나온 적이 있었지요. 다른 건 기억이 희미한데, 돈키호테가 O형이었다는 건 확실히 기억합니다. 햄릿은 아마 A형이었을 거고요. 그런 식으로 유명한 인물들을 끌어다 놓는데... 우울하고 무기력하고 뭔가 기운 없고 늘어진 타입이라면 ... 설마 햄릿도! =ㅁ=!!
  • mori 2015/07/09 20:11 #

    문학의 유명한 인물들을 혈액형으로 풀어냈군요. 햄릿이 점액질이라면... 불쌍한 오필리어 ㅠㅠㅠㅠㅠㅠㅠㅠ
  • 키르난 2015/07/10 08:15 #

    설마하니 담즙질이 클로디어스일까요? (엉?) 리어왕은 다혈질..(이봐;;;)
  • mori 2015/07/10 11:07 #

    리어왕은 우어우어우어어어어어!!!(???)하는 걸 보니 다혈질이 많나봅니다 ㅋㅋㅋ 물론 끝에 가서는 체액이 바뀌는지; 우울질;; 리어왕은 수업에서 배웠는데 너무 우울하고 슬퍼서 그 뒤로는 다시는 읽지못했던 기억이 있네요 흑흑
  • 헤지혹 2015/07/09 10:43 # 답글

    ㅋㅋㅋㅋㅋㅋㅋ 심리학이 이렇게 웃길 수 있군요 !
  • mori 2015/07/09 14:26 #

    예전에는 저게 과학이었다니 ㅋㅋㅋ 근데 또 번역하다보니 그럴싸하게 들리는 거 있죠!!
  • 2015/07/09 18:14 # 삭제 답글

    부..불이 없다니. 점액질 유형은 읽다보니 왠지 슬퍼지는 ㅎㅎ
    초식남이 점액질과 비슷한 타입이려나? 하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정말 이런 사람이 있어서 힐데가르트의 글을 읽으면 싫어할 것 같기도 해 ㅋㅋㅋ
  • mori 2015/07/09 20:12 #

    ㅋㅋㅋ 초식남인데 좀 살집도 있고 게으른 초식남이랄까? 난 뭘 읽어도 괜히 찔리더라구~
  • highseek 2015/08/20 09:36 # 답글

    헐 난 점액질인가봐.. 맙소사. OTL
  • mori 2015/08/20 22:38 #

    흑흑 저는 짐작가는 게 있지만 ㅜㅜ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