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왜 하필 월경月經인가 Why menstruation? by mori

오늘은 뭔가 제목을 생각할 수도 없다-_- 아니 도대체 힐데가르트(St. Hildegard of Bingen, 1098-1179)는 도대체 왜 자신의 의학서 <원인과 결과causae et curae> 앞에서 월경 얘기를 해놓고 왜 또 하는가-_- 예전 포스팅에서도 다뤘지만 앞에서는 힐데가르트가 달이나 수액과 비교하여 달이 차오르고 나무에 수액이 차올랐다가 달이 지고 나무에서 수액이 가라앉는 것과 월경을 비교했다면, 이번에는 피의 흐름과 기능? 그리고 성관계가 월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챕터 앞에서는 체액이 잘 안 돌고 뭉쳐서 생기는 통풍과 누관屢管에 대해 다루다가, 여성에게는 이런 것들이 잘 일어나지 않는다 왜냐하면 월경을 해서 지속적으로 피를 빼내고 정화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월경에 대해 다시 말하고 있다. 

하여튼 위에 가면 다시 주제가 반복된다만 여성의 증상에 대해 이렇게 많이 다루고 있는 것은 의학서로서는 좀 신기한 편인듯. 물론 힐데가르트가 여성이어서 그런 것도 있지만.




 임신한 여성. 훌라우프? 같은 것으로 배를 지탱하고 있는 듯. 그림의 출처는 http://earlymodernmedicine.com/perceptions-of-pregnancy/


 그림을 찾다가 발견했는데 중세 특히 영국 쪽에서 월경을 어떻게 보는지 소개하는 포스팅도 있었고, 중세에서 유태인 혐오증이 어떻게 월경하는 유태인 남성에 대한 신화(?)를 만들었는지에 대한 도 있더라. 지금은 못 보고;; 내가 나중에 읽으려고 일단 저장;;




힐데가르트의 의학서 <원인과 결과>에서 가져왔다. 원문은 라틴어로 되어있고 내가 한글로 옮겼으며 따라서 오역도 가능하며 내 책임이다. 원글 출처는 https://books.google.co.kr/books?id=hExUwWa8tNoC&printsec=frontcover&source=gbs_ge_summary_r&redir_esc=y#v=onepage&q&f=false



왜 하필 월경인가.

또한, 욕망의 물결이 이브에게 들어왔을 때 그녀 안에 있는 핏줄이 피의 물결 안에 모두 열렸다. 모든 여성이 피의 폭풍 [=월경]을 가지게 되었기에 마치 달이 차고 기우는 것처럼 그녀들은 핏방울들을 끌어안았다가 내보낸다. 그리고 그녀의 핏줄로 연결되어있는 모든 지체는 열린다. 마치 달처럼 여자의 몸이 차고 기울기 때문에 여자 내부의 체액과 피는 월경하는 때에 깨끗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여자는 살 수가 없다. 여자는 원래 남자보다 더 습기차있고 더 쉽게 허약한 체질로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처녀 안의 순결은 온전한 상태로 닫혀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처녀는 남자가 하는 일 [=성교]을 하지 않았고 이 일을 모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처녀의 월경은 유부녀의 그것보다 더 피에 가까운데 왜냐하면 처녀는 닫혀있기 때문이다. 처녀가 처녀막이 찢어지면 [=성교를 하면] 그녀는 처녀였을 때보다 월경혈이 더 거무튀튀한 색을 뛰게 되는데 왜냐하면 그녀는 오염되었기 때문이다. 소녀가 온전하게 처녀일 때에는 그녀의 월경은 마치 피가 방울져 내리는 것 같다. 후에 이 소녀가 처녀막이 파열되면 [성교를 겪으면] 핏방울들은 마치 시내처럼 흐른다. 왜냐하면 남자의 일 [=성교]로 인해 그녀는 열렸으며, 성교로 인해 그녀의 핏줄들이 풀려나버렸기 때문에 작은 강처럼 월경을 한다. 처녀의 온전한 닫힌 상태가 깨지면 [=처녀막이 파열되면] 이 파열은 피를 내보낸다. 여성은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으며, 자신의 피를 통해 남성의 정액을 받아 이것을 붙잡아두어야 한다. 그렇기에 여성은 약하고, 더 차갑고, 그녀 안에 있는 체액이 더 약한 것이다. 여성은 월경으로 자신의 피를 정화하지 않으면 자주 아프게 된다. 마치 단지 안의 음식이 끓어서 넘치는 것처럼 월경은 거품이 여자에게서 나오는 과정이다.




이 부분은 기분이 나쁘지 않게 번역하지 않는 방법은 없을까 -_- 물론 우리의 힐데가르트는 담담하게 서술을 하고 있다. 아마도 그녀는 성관계를 하지 않았기에 생리를 그렇게 빡세게는 하지 않았나보다 (?). 하지만 초딩때부터 피를 쏟아내던 사람이 여기에 있습니다-_- 나무 의자에 피칠을 하고 그랬다 하하하... 별로 기억하고 싶지가 않은 과거군-_- 어쨌든... 여러분 어렸을 때나 스트레스 받았을 때에 호르몬이 날뛰어서-_- 월경 이상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빠르게 가까운 병원으로 가십시요오... 

어쨌든, 힐데가르트는 처녀막이란 단어를 안 쓰고는 있지만 위의 내용을 볼 때 그녀가 처녀막이 찢어지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처녀가 닫혀있는 상태라는 것은 단순히 처녀막이 온전하다는 것만 의미하지는 않는데 (게다가 처녀막이 무슨 딴딴하게 밀봉하는 것도 아니고-_- 그럼 월경을 어떻게 합니까) 중세에 "닫혀있는다"는 것은 뭔가 더 완전하고 통합되고 더 나은 것으로 여겨졌기 때문. 굳이 성별로 비교를 하자면 여자보다는 남자가 더 닫혀있는 상태였고, 여자 중에서도 처녀가 남자를 아는 여자보다 더 닫혀있는 상태라고 보았다. 남자는 일단 -_- 그렇다 치고, 여자는 월경을 해서 피도 뱉어내고 남자에게서 정액도 받는, 열린 상태였기 때문에 열등하다고 보았다. 이렇기에 우리의 테르툴리아누스는 여성이 악마를 받아내는 그릇(vase)라고 보았던 것이다. 그릇이라고 할 수도 있고 병? 단지? 이런 거지. 입구가 열린. 여자들 사이에서도 처녀가 더 온전하고 더 닫혀있는. 이런 이유로 동정녀를 찬양하는 중세의 시나 글에서 이런 여성들이 닫혀있다는 표현이 종종 나온다. 외부세계의 침입(?)에 오염되지 않고 온전히 자신을 지켜내는(?).

힐데가르트가 보기에 성교는 그냥 처녀막 파열에서 끝나는 게 아니고, 온 몸의 핏줄들을 다 열어놓는다. 이 핏줄들이 열리는 것도, 임신이라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다. 위의 내용은-_- 현대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지지 않겠지만(hopefully...)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힐데가르트가 여성을 비하하기 위해 이걸 쓴게 아니라 월경의 증상과 이에 따를 수 있는 질병을 설명하면서 동시에 모든 것에는 기능 혹은 이유가 있다는 것을 서술한다는 점일 것이다. 여성은 그냥 못났고 열등하기 때문에 차갑고 약하고 습기찬게 아니고, 상대적으로 그런 특성이 그녀가 임신을 할 수 있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처녀는 온 몸이 열릴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임신을 안 할 거니까. 하지만 일단 성교를 하게 되면 임신의 가능성 때문에 온 몸이 열린다. 이게 힐데가르트의 논리.

하지만 역시 성교로 인해 여성의 온 몸이 열리는 것은, 태초의 여성인 이브가 원죄를 지어 온 몸이 열리는 것과 관계가 있다. 이 뒤에는 이브의 이야기가 나오니까. 아, 참고로 힐데가르트는 몇몇 교부와는 달리 원죄 이전에도 아담과 이브 사이에 성교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 때의 성교는 이렇게 뭘 찢고-_- 열어 제끼고 이런 게 아니라 부드럽게 상호협조적으로 이루어지는 동등한 행위라고 보았다. 

다양한 처녀막의 그림으로 끝을 맺겠다. 앗 근데 글씨가 너무 작군 ㅠㅠ 출처는 https://www.healthtap.com/topics/what-does-a-hymen-look-like




덧글

  • 2015/10/12 15:06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0/12 17:0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10/12 17:1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0/12 18:4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15/10/14 02:12 # 삭제 답글

    비공개 댓글 뿐이라 왠지 댓글 적기가 조심스러워지는데... ㅎㅎ
    힐데가르트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썼지만 그래도 중세의 다른 이야기들에 비하면
    여자의 입장에서 설명한 듯한 느낌이 들어.
    테르툴..씨는 악마를 받아내는 그릇라니, 무슨 의미로 한 말이든 대단한 표현력일세.. -_-
  • mori 2015/10/14 11:49 #

    다들 ㅋㅋㅋ 그렇게 비공개거리들은 아닌데 ㅋㅋㅋ 웬지 처음을 비공개 댓글로 시작해서 그런지 다들 비공개로 ㅋㅋㅋㅋ
    그래도 그나마 힐데가르트가 나은 편인 것 같아!! 테르툴리아누스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교부임 ㅋㅋㅋㅋ 약간 성적으로 비꼬는 것도 있어서 더 싫어 ㅡㅡ
  • 남중생 2015/10/14 18:58 # 답글

    밀턴도 실낙원에서 아담과 이브의 타락 이전 성교를 언급하다시피 했는데, 흥미롭군요.
  • mori 2015/10/14 21:37 #

    마틴 루터도 원죄 이전에 성교가 있었다고 주장했더라구요. 성교를 어느 정도까지 타락한(?) 것으로 보느냐의 차이와도 관련이 있을 듯합니다.
  • highseek 2015/10/16 14:27 # 답글

    원죄 이전엔 성교가 없었다라..

    음, 이브 이전의 릴리트를 생각해보면 좀 웃기네요. 릴리트가 뿔나서 아담을 버린 이유가..ㅋㅋㅋㅋ
  • mori 2015/10/17 08:06 #

    아무래도 릴리트를 존재를 언급도 안 하는 교부들이 많으니까요~ 성교를 원죄의 결과물로 보는 교부들이 꽤 많았던 것 같습니다. 영지주의에서도 꽤 있었구요.
  • highseek 2015/10/17 10:06 #

    유대교 전승엔..

    아담이 원래는 동물들이랑 섹스를 하다가, 이게 질려서 여자를 찾아 릴리트랑 결혼했다고 하죠.
    힘으로 릴리트를 눕히고 그 위에 올라탔는데 릴리트는 ㅅㅂ 왜 내가 밑에 깔려야 해! 여성상위 하고싶다! ...
  • mori 2015/10/17 10:56 #

    그러고보니 여성 상위를 권장하는 (그리스도교에서 파생된) 종교도 생각나는군요. 유대교에서는 워낙 후손을 보는 게 중요했기 때문인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가 금욕생활을 이상으로 삼았을 때 더더욱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을 것 같구요. 그래서 아마 성교와 출산이 원죄의 댓가라도 봤던 것 같습니다!!
  • highseek 2015/10/17 11:28 #

    네 아무래도 유목민들에겐 후손을 보고 가세를 늘리는 게 중요했을 거 같습니다.
    여성상위는.. 고대인들 관점에선 아무래도 문제가 있는게, 섹스를 그냥 남녀의 문제로 보는 게 아니라 하늘에서 비를 내리고 땅이 그걸 받아 작물이 탄생하는 걸 상징하는 일종의 제의적 측면에서 본 게 있으니까요. 여성상위는 하늘과 땅이 뒤집히고 땅에서 물이 솟구치며...(..)

    전 저거 처음 볼 때 아담이 수간을 했다는 거에 놀랐었는데, 고대 중동지방의 유목민들에겐 수간이 꽤나 흔한 일이었다고 하더군요.
  • mori 2015/10/17 20:21 #

    성서에도 그렇지만 중세에도 수간을 금했다는 기록이 있는 걸 보면 아무래도 그런 행위가 있었다는 반증인 것 같습니다;; 성교도 올바른 방식이라는 걸 정해놓은 것 자체가 아마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랬을 거구요. 이렇게 본다면 뭔가를 금지한다는 것 자체가 더 많은 걸 설명해준다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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