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언제 임신이 잘 되는가: 월경을 기준으로 by mori

음 -_- <월경에 관해서>라는 제목을 이 책에서 지금 세 번째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뭐 똑같은 내용이 아니겠지. 중세의 성녀 힐데가르트(Hildegard of Bingen, 1079-1187)가 설명한 여성의 월경. 앞의 두 포스팅과 연결되어, 여성의 몸이 월경시기에 어떻게 열리는지 첫 성관계 이후 몸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본 후 이것이 이브의 타락과 관련되어 생긴 변화라는 것을 강조하고 다시 월경으로 돌아왔다. 이는 역시 이 바로 뒤에 나올, 임신까지 연결되는 지점.



친구가 알려줬는데, 임신했을 때 좋은 게 있다면 생리를 안 한다는 것이었다...? 그림은 곧 다시 생리를 시작하실 산모의 모습입니다;; 근데 아기가 영...음... 어른 같군요. 다 커서 나왔습니다. 그림 출처는 http://www.anneobrienbooks.com/blog/2012/07/medieval-contraception-and-giveaway/ 중세의 피임과 낙태술에 대해 설명이 되어있는 블로그다.




중세에 아기 낳을 때 쓰인 의자라고. 흠 생리 때에도 쓸 수 있지 않을까... http://www.gallowglass.org/jadwiga/herbs/WomenMed.html



 

라틴어로 된, 힐데가르트의 의학서적 <원인과 결과Causae et curae> 중에서 월경에 대한 부분을 본인이 한글로 직접 번역했습니다.




 왜 월경인가

강한 바람이 강에서 폭풍을 일으키는 것과 같이 모든 여성의 몸에서 강한 바람이 폭풍을 일으킨다. 이렇게 되면 피의 체액이 서로 섞여서 뭔가 피와 같은 것이 되어버리고 이런 식으로 체액은 피와 함께 정화된다. 이렇게 피의 흐름이 여성 안에 생긴다. 따라서 이 시기에 여성의 머리는 약해지고 그녀의 눈은 아프며 그녀의 몸 전체가 약해진다. 하지만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강도로 피를 흘린다면 그녀의 눈은 이것때문에 안 보이게 되지는 않는다. 여성의 지체는 남성의 정액을 받을 수 있게 되어있는데 만약 월경이 시작할 때 이 지체들이 열린다면 다른 시기보다는 임신을 더 쉽게 할 수 있다. 비슷하게, 월경이 끝날 시기 즉 월경이 거의 없을 시기에는 [성교를 한다면] 임신이 더 쉽게 된다. 왜냐하면 이 때에 여성의 몸이 열려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시기에는 임신이 되기가 어려운데 그 여성의 지체가 어느 정도 움츠려들어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나무가 여름 때에 꽃을 피우기 위해 푸르름을 내뿜는 반면 겨울에는 푸르름을 자기 안으로 끌어들여놓는 것과 같다.






음 위의 힐데가르트의 말 중에서, 일단 월경이 끝날 시기와 가임기 시기는 근접해있으므로 뒤의 말은 맞다고 볼 수 있다. 힐데가르트가 월경이 시작할 때에도 임신이 잘 된다고 보았는데 이건 뭐 잘 되는 것은 아니지만 여러분;; 틀에 짜인 가임기 시기에만 임신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심지어 생리를 할 때 임신이 되었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해당되시는 분들(?)은 피임을 꼭 합시다. 아니 중요한 건 이게 아니라 월경을 할 때에 여성이 약해진다는 것은 매우 절절하게 와닿는 부분이다. 내 경우에는 말이 잘 안 나오는데, 사실 월경전증후군부터 말이 잘 안 나오기 때문에 한 달의 반을 말을 잘 못합니다 (뭔가 이상하잖아?). 

어쨌든 이 부분에서도 중요한 것은 여성의 몸이 열린다는 것. 가만히 정체되어있는 것이 아니라 임신을 위해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전근대, 혹은 현대까지도 남성은 역동적이며 여성은 정동적이라는 이분법을 힐데가르트가 무시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성차별로도 악명 높은 IS에서도 저렇게 주장한다던데 일단 여성이 월경을 하고 임신을 하고 애를 낳는 것만 봐도 정체되어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근데 이게 뭐 당대의 문화에서 합리화를 하는 거지 그렇게 따지자면 비합리적인 생각이 어디서 나오겠습니까;; 어쨌든 힐데가르트에서 여성의 몸은 계절에 따라 바뀌는 나무와도 같은 것이다. 여성의 몸은 생명력을 내재하되 여름의 시기에는 한껏 바깥으로 내뿜고 겨울의 시기에는 조용히 간직하고 있다.





덧글

  • 키르난 2015/10/22 08:05 # 답글

    배란기는 생리 시작 후 2주 후... 였던가요. 사람마다 다르지만 대강 생리 기간을 7일로 잡으면 끝물에 임신이 잘된다는 것이 틀리진 않지요. 그리고 지금은 영양상태가 더 좋아져 임신이 더 쉽긔...; 난임은 나이 문제가 있기도 하고, 중세만 해도 결혼 연령이 빨랐으니까요...=ㅁ=
  • mori 2015/10/22 10:27 #

    뒤에 다루게 되겠지만 힐데가르트는 중세로서는 특이하게도 임신 연령이 스무살 이후가 좋다고 하더라구요~ 아마 당시의 관행과는 달랐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가임은 언제나 가능하다는 생각으로다가!
  • 2015/10/31 17:02 # 삭제 답글

    생명력이 느껴지는 표현이 마음에 들어. 남자든 여자든 살아숨쉬는 생명은 똑같이 역동적일텐데, 이건 요즘 사람들의 생각일테고
    힐데가르트는 그 당시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난 모습을 보여주곤 해서 좋다..
    mori가 쓴 마지막 문장도 좋고 ^^
  • mori 2015/10/31 18:45 #

    무엇보다 여성의 몸이 가만히 있는 게 아니라는 식의 설명이 맘에 드는 것 같아! 그렇게 쉽게 생각하지 말하는 듯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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