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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켜 이 구역의 ㅆㄴ은 나야 - 폴리뇨의 안젤라 by mori

성격 안 좋기로 유명한(나한테만) 중세 성녀 폴리뇨의 안젤라(Angela of Foligno, 1248-1309). 성격 나쁜 그녀가 성격 좋고 인내심 최고인-_- 필사가 아르놀드Arnold를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아르놀드 미안해 흑흑 나 사실 기말 페이퍼 중에 너 진짜 이해 하나도 못 한다고 깐 거 있었다. 그거 발표할 때 학교 친구들이랑 다같이 너 비웃었다 미안하다. 내가 보기에 너가 성자임;;

위의 말은 사실 좀 과장된 것이고, 안젤라의 <기억Memorial>을 읽으면서 안젤라가 환시를 겹겹히 겪으면서 서술하는 게 굉장히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다. 원래 영역으로 읽을 때는 느끼지 못한 것이었는데, 지도교수 말마따나 라틴어로 원문을 읽으니 해석하는 데 시간이 걸려서 더 음미를 하게 된 것 같다. 그리고 애초에 저 제목인 <기억>도 안젤라의 기억이 아니라, 안젤라가 자기가 어떤 일을 겪었는지에 대해 설명할 때 그걸 기억하기 위한 아르놀드의 기억에 더 가깝다는 생각을 한다.




천사에게서 성체host를 받아먹는 안젤라. 안젤라 역시 다른 중세 성녀와 마찬가지로, 성체와 관련된 기적을 많이 경험했다. 그림 출처는 https://www.heiligenlexikon.de/BiographienA/Angela_von_Foligno.html 폴리뇨에 있는 성 프란치스코 성당에 있는 그림이라고.




라틴어 원문을 이탈리아어와 영어 번역을 참고해서 내가 직접 한국어로 옮겼다. 참고한 판본은 1985년도 판. 제2권에 있는 내용 중 일부이다. 안젤라의 필사가인 아르놀드가 어떻게 그녀의 신비경험에 대해 알게 되고 적게 되었는지에 대한 부분으로, 안젤라가 아시시로 순례를 간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필경사 형제[=아르놀드]는 <기억Memorial>을 다루게 된 원인과 이유를 밝힌다. 그는 자신의 모든 글자가 믿음에 필적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자신의 의므에서 오는 어려움들을 토로한다.>


내 입장에서 내가 왜 이걸 쓰기 시작했는지 그 원인과 이유는 앞에서 말했던 예수의 신실한 자[=안젤라]가 아시시Assisi로 왔을 때와 관련된다. 그녀는 프란치스코 성당에 왔는데 나는 거기 근처 수도원에 머물고 있었다. 안젤라는 그 성당의 문 입구에 앉아 엄청나게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그녀의 고해자이자 친척이었으며, 각각 특정한 것들에 대해 조언자로 있었는데, 그녀의 비명 때문에 너무나도 수치스러웠다. 그곳에 있던 많은 형제들이 그녀가 소리지르고 울부짖는 것을 보고 있었고, 그들은 그녀와 나를 알고 있는 자들이었다. 그리고 앞에서 말했던 그 성자, 즉 스무번째 계산에서 언급되었던 그 남자는, 안젤라와 동시에 자신의 모든 것을 버리기 원했다고 앞에서 언급한 바 있다. 그는 안젤라의 순례 동료였는데 그 교회 안 바닥에 겸허하게 앉아있었고, 안젤라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 바닥에서 엄청난 존경심과 슬픔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지키고 있었다. 그와 동시에 안젤라의 순례 동료인, 매우 선한 남자 여자들은 존경으로 그녀를 기다리고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나의 자만심과 엄청난 창피함으로, 나는 수치스러워서 그녀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다. 나는 수치심과 치욕을 느끼면서 그녀에게서 좀 멀리 떨어져서 소리지르고 있는 그녀를 기다렸다. 그리고 안젤라가 소리를 지르기를 멈추고 그 문에서 일어나 나에게 걸어오고 나서, 나는 그녀에게 진정하고 말하기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나는 그녀에게 다시는 아시시에 감히 올 생각도 하지 말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에게 일어난 것은 악마 때문이라고 말했고, 그녀의 동료들에게 다시는 그녀를 이끌고 오지 말라고 일렀다.

시간이 좀 흐른 후 안젤라와 나는 아시시에서 우리가 사는 곳으로 돌아왔다. 앞서 말했던, 그녀가 소리지른 이유를 알고 싶어서 나는 안젤라를 내 모든 방법과 힘을 동원해 압박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왜 자신이 아시시에 갔을 때에 그렇게 엄청나게 소리를 질렀고 울부짖었는지 나에게 말해주었다. 안젤라는 이미 전에 내가 그녀를 알만한 살아있는 사람은 아무에게도 이것을 말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나에게서 받아내었다. 그녀는 이미 쓰인 공개된 사건들 이후 지금까지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과거를 좀 이야기했다. 나는 기겁했고 그녀가 혹시 어떤 악령에 세게 씌인 것은 아닌가 의심했다. 그래서 안젤라에게 내 의심을 전달해주기로 했다. 왜냐하면 그 때 나는 그런 의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안젤라를 설득했고 압박하여 나에게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하도록 했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적기를 원했다. 그래야 내가, 안젤라는 모르는 지혜롭고 영적인 어떤 남자에게 이 일에 대해 조언을 구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나는 내 자신에게, 그녀가 악령에게 속은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나는 안젤라에게 두려움을 심어주려고 했고 그녀에게 (악령에게) 속아넘어간 사람들이 많다는 예들을 말해주었다. 따라서 그녀도 비슷한 방식으로 속아넘어갈 수 있다고 말이다. 안젤라는 그 때까지는 확실하고 완성된 확신에 달할 수있었던 계단에는 아직 이르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상태는 뒤에 나오는 글에 제시될 것이지만, 그녀는 내게 신성한 비밀을 드러내어 내가 받아적을 수 있게 했다.

진실한 이 일에 대해 나는 아주 조금만 적어낼 수 있었다. 내가 알고 이해하는 것은 마치 체나 거름망과 같은 것이라 고운 가루는 잡아내지 못한다. 다만 거친 것들만 담아낼 뿐이다. 그리고 나는  내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보다 더 특별하고 세로운 신의 영광을 경험했다. 나는 엄청난 존경과 두려움을 갖고 이것을 쓰기 때문에 나는 그녀 입에서 내가 잡아낼 수 있는 것들 외에는 단 하나의 문장도 내것으로 덧붙일 수 없다. 나는 그녀로부터 받아내는 것 이외에 어떤 것도 적고 싶지 않다. 내가 안젤라 옆에 앉아서 (그녀의 말을) 적고 있을 때에 나는 여러 번 반복해서 그것에 대해 적어야하도록 내 자신에게 다짐했다. 내가 3인칭으로 적을 때에, 안젤라는 그것에 대해서 말할 때는 자주 1인칭으로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급하게 적느라 3인칭으로 적었고 이것을 수정하지는 않았다.

내가 [안젤라가 전해주는] 신성한 말을 거칠게만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을 밝혀두어야 할 것 같다. 내가 그녀의 입에서부터 정확히 말들을 적어낼 수 있을 때는 종종 안젤라로 하여금 내가 적고 있는 것들을 그녀에게 읽어줘서 그녀가 말하고 있는 것들이 맞는지 확인했다. 안젤라는 놀라서 나에게, 이것들을 알아보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한번은 내가 그녀에게 (내가 쓴 것을) 보여서 내가 잘 쓰고 있는 것인지 확인하게 했다. 안젤라는 대답하기를, 내가 드라이하게, 모든 풍미를 살리지 않고 썼다고 말했다. 안젤라는 그것때문에 놀랐다. 또 어떨 때에는 그녀가 이런 식으로 자기 의견을 말했다. "당신이 쓴 것들로 나는 내가 당신에게 말했던 바를 기억한다. 하지만 이것들은 매우 불명확하게 쓰였다. 왜냐하면 당신이 나에게 (다시) 말해주는 이 말들은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보여주지를 못하고 있다. 이것은 흐릿할 뿐이다." 그녀가 이렇게 말할 때도 있었다. "이것은 최악이다. 중요한 것들은 아무것도 쓰여있지 않다. 영혼이 어떻게 느꼈는지는 적혀 있지 않다.

의심할 바 없이 이것은 나의 잘못이다. 내가 뭘 덧붙였기 때문이 아니라, 진실로 내가 안젤라의 말들을 모두다 적어낼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내가 잘 쓰기는 하는데 군데군데 적었고 많이 줄였다고 했다. 나는 너무나도 느리게 적을 수 밖에 없었고 내가 (그녀의 말을 적기 위해) 안젤라와 함께 교회에 앉아있는 것을 보고 이러쿵 저러쿵하는 형제들을 두려워했기 때문에 서둘러 적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적은 것들을 내가 순서에 맞게 적었다면 기적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신으로 받은 기름부음을 스물 한 번째 계단 혹은 두 번째 계시에서 밝히고자 한다.

이 계시는 안젤라에게 주어진 것이다. 그녀는 신으로부터, 내가 모든 것을 진실되게 적고 있으며 거짓말이 없다고 들었다. 다만 옮긴 말에서 빠진 것이 매우 많다고 했다. 내가 정신없이 혹은 가끔씩만 적을 수가 있었기 때문에 군데군데 생략할 수 밖에 없었고 그 어떤 것도 완벽하게 순서대로 적을 수가 없었다. 할 수 있는데로 나는 말하고 쓰는 데에 순서를 부여하려고 애썼다. 그리고 나는 나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고해를 하고자 한다. 나는 신의 은총으로 인해 신이 나에게 요청한 것들로 고무되었고, 순서대로 끝낼 수가 있었다. 이것은 신의 은총으로 내가 기적적으로 끝낼 수 있었던 바다.

하지만 나는 슬프다. 내가 적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던 많은 것들을 생략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옮겨 적을 때에 나는 서두르고 있었고 나는 필사가로 적합하지가 않다. 그리고 반대세력인 형제들 때문에 두려웠다. 많은 형제들이 나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떠들어서 지도자나 교회 운영자가 나로 하여금 쓰지 못하도록 했다. 그들은 내가 무엇을 적고 있는지, 그것이 선한 것인지 모르고 있었다. 











아 번역 너무 많이 했다-_- 근데 왜 아르놀드에 감정이입이 되죠... 나 저거 알아 저거 나 기말페이퍼나 발표문 적을 때 그러는 거잖아-_- 웬지 안젤라가 아르놀드에게, 너가 쓴 거 못 알아보겠다 핵심이 없다고 하는게 내 지도교수가 나에게 하는 소리 같다. 허허허

그나저나 아르놀드가, 자신은 체와 같다고 말한 게 아름다웠다(?). 자신은 거친 체라서, 고운 가루는 잡아내지 못하고 성근 것들만 겨우 옮길 뿐이라는. 하지만 그렇다고 거짓은 지어내지 않았다는. 이것은 안젤라가 이단으로 의심되는 것을 피하게 하고(자신이 적은 게 거칠기 때문에), 자기 자신 또한 이단으로 의심되지 않게 방지하는 것 같다(나는 내가 지어낸 것은 없고 그냥 옮길 뿐이다). 내가 예전에 아르놀드를 까는 기말페이퍼에서는-_- 그가 남들의 이목을 너무 의식했다고 비판했는데, 안젤라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조심할 필요는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시시에서 안젤라가 소리지른 것-_-으로 보자면, 그 당시에 이미 그녀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었으며 또 그녀를 반대하는 세력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둘 다 그녀가 당시 신자들 사이에서 이미 추앙받기 시작했다는 것을 보여주는데, 안젤라의 경우 희안하게도 사후에 급작스럽게 인기가 하락했으며 근대에 들어와 다시 조명받기까지 오랫동안 잠들어있었다. 


덧글

  • 키르난 2016/01/10 19:23 # 답글

    오랜만의 번역이라 분량이 어마어마한 걸요. 이야아.
    솔직히 친척이 수도원 앞에서 저렇게 으아아아아아악! 하고 있으면 도망치고 싶을 것 같..-_- 게다가 환시는 악마나 성령 모두가 줄 수 있는 것이니 일단은 악마부터 의심하게 되겠지요. 근데 안젤라 사후에 인기가 추락한 것은 또 신기하네요.=ㅁ=
  • mori 2016/01/11 11:21 #

    솔직히 번역하면서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었습니다-_-

    안젤라가 갑자기 싹 잊혀진 게 좀 신기하긴 해요~ 게다가 개신교가 일어난 지역 사람도 아니고 이탈리아 수녀인데! 신학적으로 정교한 글을 쓰지는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 2016/01/12 19:28 # 삭제 답글

    오... 이번 분량이 정말 많네. 라틴어를 이렇게 번역할 수 있다니 대단해!
    읽으면 읽을수록 아르놀드가 고생이 많다는 생각이...
    안젤라가 이야기하는 내용을 옮겨적는 것만 해도 쉽지 않았을텐데
    아르놀드는 슬퍼하고 안젤라는 아르놀드에게 최악이라고 하는 모습이 묘하게 대비되어서 재미있어ㅎㅎ
  • mori 2016/01/12 23:53 #

    ㅋㅋㅋㅋ 뭔가 아르놀드가 짝사랑하는 느낌이랄까;; 사실 과제로 그런 소설을 써서 낸 적이 있어 ㅎㅎ 아르놀드가 안젤라는 짝사랑하는;; 나 같으면 다 때려쳤을 것 같은데 성인 옆에서 맞춰주기도 쉽지가 않나봐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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