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구역질과 달콤함, 터부와 신성함의 경계 by mori

오늘 번역할 부분은 사실, 안젤라의 삶에서 꽃-_-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나름 생각하는 에피소드로 사실 예전에 내가 포스팅을 한 적이 있다. 폴리뇨의 안젤라(Angela of Foligno, 1248-1309)가 자선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나병 환자를 씻기고 그 물을 마시는 부분. 그녀 역시 그 물이 더럽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으며 토해내고 싶지만 그래도 그걸 꾸역꾸역 삼켜서, 나병환자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부분이다.

지도교수와 다른 두 학생이랑 이 부분을 처음으로 라틴어로 읽었는데 라틴어가 더 생생해서 ㅋㅋ 더 끔찍했다. 특히 학부생은 식겁해서 ㅋㅋㅋ 지도교수가 이 부분 읽으면서 과자를 집어먹는걸 보더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냐고 물어봄 ㅋㅋ 한편으로 지도교수는 안젤라가 원해서 마시는 거는 상관없는데 같이 있던 동료는 무슨 죄냐고;;






나병환자를 고치는 예수. 나병환자들을 불쌍히 여겨 이들을 낫게하는 기적을 행한 예수 덕에 성 프란치스코 같은 성인들도 나병환자에게 지극한 관심을 보였다. 사진은 www.medievalists.net에서 가져왔고, 이 링크를 클릭하면 나병과 관련된 중세 문화에 대한 글 리스트가 나온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는 나병환자와 관련된 에피소드만 다뤘지만 이번에는 이 챕터 전체를 번역해도 좋을 것 같아서 그렇게 했다. 안젤라가, 예수가 식탁으로 우리들을 초대했으며 예수가 우리를 먹이려고 식탁이 된 것처럼 우리도 식탁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던 연장 선상에 이런 고통스러운 자선 행위가 놓여있기 때문에. 라틴어 원문을 직접 우리말로 옮겨보았다.




<안젤라는 두 가지 예를 들어 예수의 '하강'을 삶의 어려움으로, 예수의 '승천'을 신성한 달콤함으로 나아가는 자선 행위로 설명한다>

나 필경사 형제[=아르놀드]는 그리스도의 신실한 자[=안젤라]에게 물었다. 그녀가 나에게 신의 아들들은 신성한 달콤함을 그들이 고통받는 박해와 어려움이 섞인 상태로 느낀다는 것이 진짜인지 확인해주기를 바랐다. 위에 일전에 적힌 듯이 그녀에게 신이 놀라운 방식으로 나타낸 가르침에서 말해진 바와 같이 그런지 말이다.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서 한가지 예를 들기 시작했다. 그녀가 수도사 형제들과 평민 신자들로부터 박해를 받았기 때문에 그녀는 달콤함을 드러낼 수가 없었지만 대신 기쁨의 눈물이 그녀를 어루만져서 그녀는 달콤함을 느꼈다고 말이다.

이 앞서 얘기된 바 있는 가르침은 신에게로부터 안젤라가 나에게 되돌려주었다. 신의 아들들 중에서 특별한 이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하나의 접시로 같이 먹을 것이며 하나의 컵으로 같이 마실 것이었다. 이들은 쓴 맛을 달콤함과 함께 드낄 것인데 이것이 너무 강해서 그들에게 즐거울 것이었다. - 나 필경사[아르놀드]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쓰라림은 이제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리스도의 신실한 자, 안젤라는 나에게 하나의 역사를 얘기했다. 그녀는 이것이 쓰라린게 아니라 달콤하다고 확신시키고자 노력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요일에 나[안젤라]는 나의 성스러운 동료에게 우리는 그리스도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나는 말했다, "우리는 병원으로 갈 것이다. 그 가난한 자들과 죄인들과 고통받는 자들 가운데서 그리스도를 찾을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쓰고 잇는 베일들을 벗었는데 우리는 다른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Giolola?에 있는 병원의 일하는 여자에게 그 베일들을 팔아서 돈을 벌어서 그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쓰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녀는 그렇게 하기를 지나치게 거부했고 우리가 그녀를 비난하게 될 것이라 말했다. 하지만 우리의 집요함으로 그녀는 그렇게 했고 우리 머리의 베일들을 팔았고 생선을 샀다. 우리는 생계를 위해 우리에게 주어졌던 모든 옷가지들을 날랐다. 

이런 방식으로 그들에게 베푼 후에, 우리는 여자들의 발과 남자들의 손을 씻었다. 그 나병환자 중 어떤 나병환자가 있었는데 손이 부서져내리거나 너무 약했고 썩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 씻은 물을 마셨다. 우리는 너무나도 강한 달콤함을 느꼈는데 그것은 우리가 돌아가는 길 내내 우리가 영성체를 받는 듯한 대단한 부드러움 안에 있었다. 그리고 이것은 나에게 정말 내가 영성체를 받는 것처럼 보였다. 왜냐하면 나는 영성체를 받는 듯한 엄청난 달콤함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기에는 상처에서 나온 어떤 딱지가 있었는데 내 목에 걸렸다. 나는 그것을 삼키려고 노력했다. 내 의식은 나에게 영성체를 받을 때처럼 그것을 뱉어내라고 말했지만 나는 그것을 없애려 뱉어내지 않았고 목에서부터 그것을 삼켜내려보냈다.





다시 번역해도 역시 좀 -_- 예전에 번역했던 것과 좀 다른데 이게 판본이 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마지막에 안젤라가 뱉어내고 싶어한다고 말하면서 이것을 성찬과 연결시키는데 그녀가 영성체를 받을 때 토해내고 싶었던 부분이 있었던 것인지 확인해야겠다. 중세에 영성체는 신의 신비한 힘이 들어가있다고 믿어졌기 때문에 평신도들이 교회에서 영성체를 받았을 때에도 이것을 입에 간직하고 있다가 집에 와서 이걸 뭐 농작물이 잘 자라게 기원하는 데 쓴다든지 하는 경우들이 있었다. 이것은 반유대주의와도 관련이 되었는데, 어떤 유대인들은 그리스도교인들을 골탕먹이기 위해서 영성체를 받아다가 안 먹고 이걸 뭐 땅에 묻어서 문제가 생겼다든지 하는 루머의 흔적들이 있다. 

어쨌든 안젤라는 힘들 것도 혼자 하지 않는다-_- 누굴 시키고, 설득하고, 같이 하게 하고. 우리의 필경사 아르놀드는 힘든 것은 이제 그만!하고 외치지만 안젤라는 멈추지 않습니다.


덧글

  • 키르난 2016/03/28 12:38 # 답글

    아...ㅠ_ㅠ 정말 같이 마신 동료는 무슨 죄...ㅠ_ㅠ; 안 그래도 감기 걸려서 목에 뭔가가 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더 생생합니다. 으어어어억!
  • mori 2016/03/28 21:23 #

    으어어어억 너무나도 생생하게 묘사를 하는 통에 ㅠㅠㅠ 여러 번 읽어도 여전히 식겁하게 되는 부분입니다
  • highseek 2016/03/28 22:37 # 답글

    과자는 맛있던가요..
  • mori 2016/03/29 06:10 #

    ㅋㅋㅋㅋ 저는 맛있었습니다 ㅋㅋㅋ 와사비 나는 구운 콩깍지를 통째로 과자로 만든 거였는데 먹으면 와삭와삭 소리가 나죠 ㅡㅡ
  • highseek 2016/03/29 09:21 #

    와사비 과자! 저도 좋아합니다 ㅎㅎ
  • mori 2016/03/29 10:29 #

    앗 highseek님도 좋아하시는군요! 코끝이 살짝 찡해지는 느낌이 좋더라구요 ㅋㅋ
  • 남중생 2016/03/29 02:23 # 답글

    그런데... 전염 안되는 나병(dry leprosy)이었나보죠?
  • mori 2016/03/29 06:14 #

    아마 당시에는 나병을 세분하여 구분하지 않았을 거에요. 오히려 다른 병과 헷갈리기도 했고요. 중세에는 나병이 전염이 쉽게 일어난다고 믿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환자와의 접촉을 매우 기피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안젤라는 전염될 확률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병에는 걸리지 않았습니다. 나병 환자의 손에 키스를 한 프란치스코도 전염되지는 않았던 것 같고요.
  • ㅇㅇ 2016/03/30 06:44 # 삭제 답글

    원효대사 해골물 일화가 생각나네요. 그게 달콤하다니...ㅠㅠ
  • mori 2016/03/30 11:35 #

    앗 그 달콤함은 또 다른 달콤함이네요! 오 생각치도 못했어요~ 좋은 아이디어 감사합니다!
  • 2016/03/31 10: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6/03/31 10:50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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