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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이 밖으로 새어나오듯이: 힐데가르트의 예수 이해 by mori

뭐 이번 주는 정신이 없다. 힐데가르트(Hildegard of Bingen, 1098-1179)의 <스키비아스Scivias>를 다시 읽고 있는데 예쁜 구절이 있어서 급하게 옮겨본다.  예수가 동정녀 마리아의 온전한 몸에서 태어났지만 그의 아름다움 혹은 신성함이 밖으로 새어나올 수 밖에 없는 이유를, 힐데가르트는 의학 전문가로서 약 항아리를 비유로 설명한다. 



이탈리아 시에나에서 만들어진 1515년산 약항아리. 아래 번역처럼 오닉스 항아리는 아니지만. 그림 출처는 http://www.metmuseum.org/toah/works-of-art/23.166/ 항아리에 대한 더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다. 



아래는 성바오로 출판사에서 나온 <스키비아스>의 영역 중 일부를 옮긴 것이다. 




발삼이 나무에서 스며나오듯이, 그리고 강력한 약이 그 담긴 오닉스 항아리에서 쏟아지듯이, 그리고 다이아몬드가 아무런 장애물 없이 밝은 빛을 쏘아내듯이, 신의 아들은 오염에 방해받지 않고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다. 마찬가지로, 교회 즉 그의 신부는 잘못에 의해 방해받는 것 없이 자신의 아이들을 낳는다. 그녀의 믿음에 의해 몸이 성찬 채로 동정을 유지하면서.






너무 짧은 것 같긴 한데-_- 어쨌든 나무가 상처없이 송진 같은 것을 내뿜듯, 항아리를 굳이 깨지 않고서도 약을 쏟아낼 수 있듯이, 그리고 다이아몬드가 온전하면서도 빛을 밖으로 내뿜어낼 수 있듯이 예수가 동정녀에게서 태어났다고 힐데가르트는 말한다. 즉, 일부러 상처나 입구를 만들지 않고서도 그 있는 그자체의 몸으로 동정녀는 예수를 태어나게 할 수 있었다는 것. 여기서 예수는 발삼처럼 좋은 향을 지닌 것, 사람을 고칠 수 있는 약 같은 존재, 다이아몬드처럼 귀중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묘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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