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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눈보다 낫다는 게 칭찬이야? - 여성혐오의 시조새 갈레누스 by mori

"여성혐오"로 번역되는 misogyny의 시조새? 암모나이트? 격인 갈레누스(Aelius Galenus /Claudius Galenus, 129-200?)에 대한 포스팅이다. 아무래도 여성혐오의 시조새라면 아리스토텔레스와 갈렌이 함께 꼽힐텐데 일단 갈렌부터 잡고 시작하자. 여성혐오라 그러면 여자 막 혐오하고 에윽 싫다 이런 것만 생각하시는 분들 있는데 그거 아닙니다. 여자는 약하니까 도와줘야해 이런 것도 미소지니다. 여성을 남성과 동등하게 보지 않는 것부터가 여성 혐오의 시작인데 그런 의미에서 갈렌은 아리스토텔레스가 여자는 남성보다 미성숙한 존재라는 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했기 때문에 시조새-_-가 된 것.

아, 갈렌이 유명하지 않았다면 시조새도 되지 않았겠지. 문제는 그가 중세의 엄청난 의학자로 추앙되었고 그에 따라 그의 여성혐오 역시 널리 인용되었기 때문에 생겼다. 책을 직접 읽으면 어떠한 맥락에서 갈렌이 여성을 폄하하는지 알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봐줄수는 없다. 갈렌의 <지체의 유용함에 대하여On the Usefulness of the Parts>에서 해당부분을 소개해본다. 페미니스트들에게 두고두고 까이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갈렌은 엄청난 욕을 먹기에 시조새가 아니라 불사조;;가 되어야 하는게 아닌가...



DeRicci NLM [78] fol. 32r

중세에 환자와 의사. 웬지 환자가 겁에 질려있는 것 같다? 갈렌의 저서를 유럽에 소개하는데 공헌을 한 Hunayn ibn Ishaq al-'Ibadi의 저서 Isagoge Johannitii in Tegni Galeni에 소개된 삽화 중 하나. 그림 출처는 https://www.nlm.nih.gov/hmd/medieval/articella.html




갈렌의 <지체의 유용함에 대하여> [II, 296]의 중간부터 [II, 298]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그리스어나 라틴어를 직접 옮기면;; 좋겠지만 영역을 우리말로 옮긴다. 그래도 그리스어본에서 바로 옮겨진 영역본을 참고하는 것에 의의를 두며, 참고한 영역은 1968년도 코넬대에서 나온 마가렛 톨마지 메이Margaret Tallmadge May의 버전이다.




...그러므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여자는 남자보다 덜 완벽하다고 생각한 것이 옳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주장을 결론까지 끌어내지는 않았는데, 그것은 내가 보기에는 중요 머릿말이 빠졌기 때문인 것 같으며, 다시 말해 나는 그 부분을 덧붙이려고 하며 아리스토텔레스와 그 이전에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정확하게 제시된 것을 보충하고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든간에 완성시키고자 한다.

여자는 남자보다 불완전한데 그 중요한 원인은 바로 하나 여자는 더 차갑기 때문이다. 동물들 중에서도 더 따뜻한 것들이 더 활동적이고, 더 차가운 동물은 더 따뜻한 동물보다 열등하다. 두번째 원인은 해부할 때 보인다. 이 문제야말로 내가 방금 암시한 것인데 내가 설명하기는 어렵겠지만 지금 기회가 마침 되었으므로 나는 기록해야만 하며 지금 읽고 있는 당신은 내가 지금 설명하는 것들을 직접 보지 않은 이상 이 글에 대한 판단을 함부로 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나는 그 신체 기관들을 보았기에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에서 생략된 것을 덧붙일 수 있기 때문이다.

남자가 지닌 모든 지체는 여자들도 가지고 있으며, 그들 사이에 있는 단 하나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이 논의 내내 새겨두어야할 것인데 즉, 여성에게 있어서 이런 몸의 각 부분들은 [몸의] 내부에 있는데 비해 남자에게 있는 몸의 부분들은 외부에 있다는 것인데 즉 회음부라 불리는 부분이다. 너가 생각하기 편한 것 먼저 생각할 때에 여자의 지체를 밖으로 뒤집어 보고, 다시 안으로 넣어보고, 다시 말해 남자의 지체에서 반으로 접는 다고 생각하면 너는 그것들이 정확하게 모든 면에서 같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그렇다면 먼저 남자의 부분을 안으로 넣어 직장과 방광 사이로 길게 안으로 늘려보아라. 만약 이것이 일어난다면 음낭은 자궁의 부분에 꼭 들어갈 것이며, 고환은 그 밖에 달려 양쪽 옆에 위치할 것이고, 남자의 음경은 만들어진 구멍의 목 부분이 될 것이고[자궁 경관을 의미함], 포피라 불리는 음경의 끝부분은 이제 여성의 질이 될 것이다. 자 이제는 반대로 자궁이 밖으로 뒤집어져서 들어간다고 생각해보자. 고환[여기서는 난소를 의미]이 안으로 꼭 들어가지 않겠느냐? 이게 음낭처럼 보이지 않겠느냐? 회음부 안에 숨겨져 있던 입구[자궁의 경관]가 남자의 그것들처럼 밖으로 매달려 있지 않겠느냐? 그렇다면 여자의 회음부는 이 경관의 피부처럼 자라나 포피라 불리는 그 부분으로 바뀌지 않겠느냐? 또한 동맥들과 핏줄들, 그리고 정액의 그릇 [수정관과 나팔관] 또한 바뀔 것이다. 사실 당신은 그 위치가 간단히 바뀌지 않는 남자의 신체 부위가 없다는 것을 발견할 것이다. 왜냐하면 여자에게는 안에 있는 그 지체들이 남자에게는 밖에 있기 때문이다. 너는 두더지의 눈에서 비슷한 현상을 볼 것인데 이 눈은 유리와 크리스탈 같은 액체를 갖고 있으며 이 눈들을 둘러싸고 있으며 뇌척수막meninges에서 자라나는 섬유tunics를 가지고 있는데, 내가 말했듯이, 두더지들은 이 눈들을 다른 동물들이 눈을 쓰듯이 가지고 있다. 두더지의 눈들은 하지만 열리지 않으며, 반사할 수도 없는데 불완전한 상태로 다른 동물들의 눈처럼 남아있다. 이것은 마치 자궁안에 그것들이 있는 것과 같다.  





그러니까-_- 갈렌이 말하는 것은 두더지에게 눈이 있죠? 근데 이 눈 못 뜹니다. 왜냐하면 덜 발달을 했기 때문이에요. 여자의 성기도 마찬가지로 안에 있고 밖에 나와있지 않는데 이것은 덜 발달을 했기 때문이라는 거다-_- 아 물론 뒤에는 갈렌이 여자의 성기가 두더지의 눈보다 낫다고 하는데 내가 이건 아직 못 찾았다-_- 각주를 보니 두더지의 눈에 대한 설명은 갈렌 이전에도 유행했다고 하니, 왜 두더지는 보이지도 않는 눈을 가질까에 대해 꽤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던 듯하다. 

뭐 긍정적으로 보면 그렇게도 볼 수 있지, 두더지에게 눈이 있는데 그래도 이게 의미가 있다. 여자도 덜 발달했고 비록 안에 들어간 성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다. 창조주가 그렇게 한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뒤에 계속 나오는데 어쨌든 이것도 미소지니가 아니라고 하기는 어렵다. 첫째, 여자는 남자보다 덜 완벽하다고 보기 때문에. 둘째, 여자의 성기를 그대로 보지 않고 남자의 성기 그대로 안으로 치환된 것이라고 보는 것은 여전히 남성 중심적이다. 아니 일단 고환과 난소를 1:1 대응 시킨다는 것부터가-_- 아무래도 이런 인식의 가장 유명한 이미지는, 한국에서는 <자궁의 역사Wadering Womb>로 번역된 라나 톰슨의 책에 나오는 이미지들이겠지. 관련 포스팅.


그림 출처는 http://libguides.brooklyn.cuny.edu/ancientmedicine_goyette/secondary 16세기 네덜란드쪽 의학자인 베살리우스(Andreas Vesaliu, 1514-1564)s가 그림으로 설명한 여성의 성기. 남성의 성기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비슷하게 그려놓았다. 해부를 했다고 나오기는 하는데 이게 실제로 했던 것인지는 확인을 해야겠다. 최근에 해부한 것처럼 써놓고 실제로는 해부 안 했다고 했던 작가들도 있다 그런 것 같던데-_- 우리의 Vasalius는 아니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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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남중생 2017/03/04 14:55 # 답글

    으아아아... 멀쩡한 걸 끄집어냈다가 쑤셔넣었다가 할 상상을 하니 고통스럽네요. ㅠㅜ 그나저나 두더지의 눈이라... 뭔가 proto-진화론적인 생각이 발전하기 좋은 소재같기도 하군요.
  • mori 2017/03/05 06:48 #

    생각만 해도 끔찍한-_- 사실 저렇게 상상하기...어렵지 않나요?? proto-진화론이란 생각은 못해봤는데 남중생님 말슴 듣고 보니 그렇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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