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왕이야 워낙-_- 유명한 이야기니까 스포일 할 것도 없지만 일단 스포일할 내용도 없다-_- 같이 중세학 하는 친구가 보러 가자 그래서 갔는데, 친구가 보여준거라 친구가 영화 끝나고 영화 어땠냐고 물어봤을 때 고민했다. 이걸 재밌었다고 그러면 나의 학문을 의심하지 않을까 ㅋㅋㅋㅋ


아서왕으로 나온 찰리 훈남Charlie Hunnam. 훈남? 훈남? 아서왕이 이렇게 몸이 좋을 필요가 있을까-_- 사진 출처는 http://www.comingsoon.net/movies/trailers/833085-watch-the-final-king-arthur-legend-of-the-sword-trailer
고증, 고증이 잘 되었을까. 아무리 해도 좋은 말이 안 나올 것 같은데 ㅋㅋㅋㅋ 아니 무슨 배트맨과 반지의 제왕 등등을 섞어놓은 것 같애 ㅋㅋㅋㅋ 아니 내가 중세학을 해서 더 비판적인가? 근데 나 원래 중세의 전반적인 역사나 전투 이런 건 잘 모르겠는데-_- 빈약한 내용을 채우기엔 스펙타클이 무자랐다. 주인공의 고뇌도 너무 부족해. 현대적으로 해석한 것도 아니고 중세를 완전하게 고증해낸 것도 아니고. 여자옷은 중세 비슷해보이긴 하는데 남자 옷은...? 게다가 마지막신에서 아서왕이 현대 옷 입고 있는 줄 알았어 ㅋㅋㅋㅋ 아니 현대 옷 입어도 상관이 없는데 그럴 거면 왜 그렇게 현대 잉글랜드 발음은 그렇게 쓰시나들.
물론 아서 왕 전설이 뭐 완전히 확실한 텍스트가 하나 있는 것도 아니고 전설이고 아더 왕이 등장하는 문헌들도 여러가지가 있고 서로 상충되기도 하는 걸로 아는데, 내가 아서 왕 전공하는 것도 아니고, 영문학 수업에서 읽었을 뿐이지만 그냥 중세 문헌이 더 스펙타클하고 생각할 거리가 더 많다.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하얗고 금발이고 몸이 좋고 정말 생각이 없는 캐릭터로 나와서 ㅋㅋㅋㅋ 보는 내내 거슬렸음. 아서 왕이 물론 생각이 엄청 많은 인물로 문헌에서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ㅋㅋㅋ 저건 너무 심하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진짜 제일 웃겼던 것은 ㅋㅋㅋ 인종의 다양성을 추구하느라 황인종도 나오고 흑인도 나오고 그러는데 왜 동양인은 또 무술 가르치는 선생임? ㅋㅋㅋㅋ동양인한테 배워서, 혹은 동양에 가서 배워야 진짜 싸움 잘 하게 되는 거임? 근데 주인공이 더 싸움 잘 하게 되는 거고 ㅋㅋㅋ 꼭 이런 거 보면 초기 인류학자들이 필드 워크가서 아 예네들 문화에는 (우리 서구가 싸그리 까먹은) 뭔가 대단한 게 있다, 근데 그거는 우리가 더 잘 알고 더 잘 분석할 수 있다고 했던 게 자동적으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당연히 ㅋㅋㅋㅋ 여자는 들러리임. 물론 아서 왕 전설에서 여자는 들러리니까 뭐 그러려니 하겠지만, 내 가장 큰 불만은 이 영화, 2017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그런 불균형에 대해 고민한 흔적도 찾을 수가 없다는 거다. 고민을 했는지 안 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내 눈에는 안 보인다.
그래도 친구가 나 예전에 영화 보러갔을 때 차 견인되어 갔던 거 위로한다고 영화 보여준거고, 오랜만에 영화관 간 거고, 요즘 살아있는 사람들이랑 말을 하는 일이 적기 때문에-_-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친구한테 고마웠음! 요즘 진짜 무슨 정신이 빠진 듯이 다니고 있다. 살아있는 사람한테는 관심이 없고, 천 년 전에 죽은 사람들이랑 이 천 년에 죽은 사람들만 생각하고 있다. 그렇다고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논문이 잘 안 풀려서 괴로운데, 영화관 가면 강제로 논문 생각이 안 나니까 더 좋았던 것 같다. 아, 고전을 영호한 것 중에 <로미오와 줄리엣Romeo + Juliet (1996)>가 갑자기 보고 싶어졌다.
어쨌든 결론은, 나는 추천하지 않는다는 것.




덧글
아이에에에!!
이건 너무 애매함 (?)
정말 개연성이 하나도 없는-_- 갑툭튀였어요. 닌자도 아니고 소림사도 아니고 티멧도 아니고 저건 뭘까;; 계속 비웃게 되던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