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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네는 기집애처럼 생리나 하지?- 월경과 타자화 by mori

오늘 볼 내용은 중세 후기에 그리스도교인들과 유대인들이 서로를 욕할 때? 서로를 "타자"로 규정할 때 월경이 어떻게 쓰였는지에 대해서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구약, 혹은 히브리 성서를 공유했던 그리스도교인과 유대인들은 둘 다 여성의 월경을 더러운 것으로 인식했고, 서로 너네는 남자인데도 월경하지? 이러면서 타자화를 했다는 것. 월경은 여자나 하는 거고 여자가 원죄로 인해 벌로 월경을 받는 건데 너네는 더 저주 받아서 남자인데도 월경한다는 식의 담론이 형성되었다는 것. 






15세기 별자리 그림의 처녀자리 그림. 출처는 http://www.medievalists.net/2015/07/menstruation-curse-or-blessing/ 여기도 논문이 하나 나오는데 지금 눈에 안 들어온다-_- 포스팅 내용과는 상관이 읍씀.



참고한 논문은 Sharon Faye Koren, "The Menstruant as "Other" in Medieval Judaism and Christianity," Nashim: A Journal of Jewish Women's Studies & Gender Issues, No. 17 (Spring 2009), pp, 33-59이다. 내가 아무래도 내가 볼 수 있는 자료를 한정시키다보니 중세 가톨릭 자료를 주로 보고, 유대교 전례를 설명할 때에도 성서 정도 보는 게 고작이었는데. 아무래도 중세 유태 풍습도 내 주제에 중요한 자료일 것 같다. 물론 논문에서는 본격적으로 보지는 못하겠지만 참고할 것.

카렌에 따르면 중세 후기에 들어와 월경에 대한 신체적인 위협이 증가하는데, 이 시기에 월경이 사람 건강에 해악을 끼친다고 보았던 고대 그리스 의학이 본격적으로 전해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월경은 유태인들에게나 카톨릭에게나 위험한 것이었는데, 앞서 말했던 신체적인 오염 뿐만 아니라 종교적이고 전례적인 오염까지 해당되었다. 사이가 좋지 않지만 함께 살았던 유태인들과 카톨릭인들은 자신이 깨끗하고, 올바른 종교를 믿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서로를 "타자"로 규정하는 과정에서 그 당시 더럽고 불결하고 위험한 것이었던, 여성의 월경을 서로에게 덮어씌웠다는 것. 즉, 사회적으로 이미 "타자"였던 여성의 신체적인 증상이 상대방에게 있다고 주장해서 그(남자)들도 "타자"로 규정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 논문이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정말 중세 사회에서 월경 그렇게 안 좋게 봤어?라는 질문에 답할 수 있는 대답 중 하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즉, 당시 여성의 월경 자체는 너무나도-_- 확고하게 오염과 불결, 위험과 연관되었기에 이게 상대 "거짓" 종교를 비판하는 전거가 될 수 있었다는 것. 유태인 남자들이 정말 생리를 했냐, 가톨릭 남자들이 진짜 생리하는 여자랑 섹스했냐 이것은 논쟁이지만, 이게 논쟁이 있었다는 것 자체가 "생리"를 불결하게 보기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건 흡사=_= 카톨릭이나 유태인들이 니네는 어린 아이 잡아먹지? 우물 오염시켰지? 이렇게 비난하는 것과 동급. 이미 월경이란 게 그만큼 나쁜 것, 하나님에게 저주받은 증거, 혹은 하나님에게 저주를 불러오는 악행인건 카톨릭이나 유태교나 동의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유태교에서 월경이 나쁜 것은 뭐 이미 구약에서 딱 드러나 있는데, 이들이 중세 후기에 본 카톨릭은 정결의례도 제대로 지키지 않는 불결한 자식들-_-이다. 유태교에서는 예수를 인정하지 않았는데, 여성의 신체를 더더더 비하적으로 봤던 이들에게는 카톨릭이 한낱 여자의 몸에서 태어난 예수를 신으로 추앙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것이었던 것. 유태인들에게 애초부터 예수는 그냥 "월경하는 평범한 여자의 아들"이었던 것이었고 카톨릭은 우상숭배였던 것이다. 하지만 중세 후기로 오면서 이런 불결의 이미지는 더욱 강해져서 심지어 그리스도교인들이 의례적으로 불순하다는 게 더욱 더 강조되었다. 즉, 정결의례에 따라 월경하는 여자를 가까이 하지 않고 월경하는 여자는 마땅히 몇 십일 동안 신체적인 접촉을 허하면 안되는데 이게 카톨릭에서는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 

중세 그리스도교에서도 월경이 나쁜 것이긴 매한가지였다-_- 이들도 역시 구약을 사용했고 유태인들의 정결의례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지만 이 정결의례를 정말 문자적으로 사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쟁이 있었다. 물론 월경하는 여자들이 교회에 들어가지 못하는 규정은 여러 군데에서 발견되나-_- 그 레위기에서 말하는 것 같이 그렇게 오랜 기간을 교회에 가지 않고 또 월경 포함 꽤 오랜 시간을 금욕한다는 게 가톨릭에서는 안 지켜졌던 것. (그러고보니 탈무드 유머집에서-_- 랍비의 아내가 아교도인 무슬림에게 납치당했는데 랍비가 이 아내를 찾아오려고 하자 이 아내가 거절하면서 니는 일 년에 성관계를 할 수 있는 날이 얼마 되지도 않잖아라고 했던 게 기억난다) 월경하는 여성들이 부정하고 더러운 것은 맞지만, 레위기에서 월경하는 여성들에게 제약을 가했던 것은 어디까지나 이교도와 나쁜 풍습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알레고리였다는 것. 어쨌든 월경은 나쁜 것이긴 한데, 그게 월경처럼 나쁜 짓하지 말라는 걸로 쓰였다는 거다. 

더욱이 그리스도교에서는 유태인들의 사악함-_-과 신을 저버렸다는 것을 논하면서 유태인들 남자는 신의 저주를 받아 생리를 하게 되었다고 서술한다. 이게 가능해?라고 생각하겠지만 당시 반유대주의는 이게 과학적-_-이라고 봤음. 특히나 예수가 십자가에 달려 죽은 게 금요일이라서 유태인 남자들이 예수를 저버린 죄로 금요일마다 생리를 하고 불결하게 되었다는 기록들이 발견된다. 심지어 13세기에 와서는 왜 유태인 남자들이 생리같이 피를 흘리는지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편화된 얘기였다고 카렌은 얘기한다. 월경하는 유태인 남자는 유태인을 비하했을 뿐만 아니라 유태인들을 사회의 잠재적 위험군으로 만드는게 기여했는데, 항간에는 유태인들이 이 피를 멈추기 위해서는 그리스도교인의 피가 약으로 필요해서 이들이 그리스도교인들을 잡아다 죽인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것때문에 붙잡혀서 정말 그랬다고 시인한 유태인들의 자료가 발견된다고.

어찌보면-_- 정말 말도 안 되는 얘기지만, 뭐 대부분의 욕이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겠나? 근데 어느 순간 욕이 사실이 되어버리는 순간이 오는 것이지. 그리고 탄압을 정당화하는 기제로. 자신을 진정한 종교로, 상대방을 이단이자 우상숭배자로 욕하려면 이들을 비난하기 위해 확실하게 나쁜 짓이 필요했고, 이 상황에서 의학적으로도 불결하고 의례적으로도 부정하고 존재론적으로도 열등한(여자는 열등한 존재였으니까?) 월경이 서로를 깎아내리는 데 사용되었다는 것이다.

생리하는 유태인들에 대한 기록이나 연구가 꽤 있던데 매우-_- 신기하군. 하긴 미국인 친구가 알려줬는데, 자기 친구 중에 Orthodox 유태인 여자들은 정말 한달마다 성전에 가서 월경 후에 치르는 의식을 다 거행한다고 했다. 내가 (그렇게 뭐같은 월경을 일주일씩이나 하고 그거에서 또 깨끗하게 해달라고 성전을 가서 의식을 치르고 제물을 바치고) 정말 한 달마다 가냐고 물었더니, 정말 그렇대. 정말 여자로 살기 힘들군-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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