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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어크라프트의 효능을 찾아서 - 중세부터 먹었나 by mori

지난 주말에 독일식 족발인 슈바인 학센을 친구들이랑 같이 먹었다. 슈바인 학센을 내가 직접 요리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뭐라도 도와줘야하나 싶어서 독일식 양배추 절임인 자우어크라프트Sauerkraut를 만들었다. 자우어크라프트를 만들기 위해 레시피를 찾다가 발견한 힐데가르트! 한국어로 된 자료에, 중세 독일 성녀인 힐데가르트(Hildegard of Bingen, 1098-1179) 역시 자우어크라프트의 효능을 칭찬했다는 부분이 나왔다.

여기서 호기심이 생겨서 영어 자료도 찾아보고 그러다보니 독일어 자료도 나왔는데 다들 힐데가르트가 자우어크라프트를 만든 얘기는 하면서 구체적인 레퍼런스는 안 다루는 것이다-_- 아니 무슨 책에 나왔냐고! 건강한 힐데가르트healthyhildegard.com라는 이 사이트에서도 자우어크라프트를 만드는 방법만 나왔지 어디에 나온 건지는 얘기를 안 한다. 

그래서 일단 양배추가 라틴어로 뭔지 찾고 찾다가 일단 힐데가르트의 자연과학서인 <피지카Physica>에 양배추에 대한 부분은 찾았다. 근데 왜 안 좋은 얘기밖에 안 했니.






일단 자우어크라프트를 만드는 것은 간단하다.

나는 일단 양배추 한 통을 다 얇게 채친 다음에 소금을 뿌려서 절여두었다. 두 시간 이후에 물기가 많이 빠졌다 싶으면 양배추를 꼭 짜서 반투명한 상태로 물기를 제거한다. 이때 맛을 보는데, 나는 너무 짠가 싶어서 물로 행궜다. 너무 짜지 않으면 헹구지 않아도 되지만, 물기는 잘 짜야 식감이 좋다. 그 후에 식초랑 물을 취향에 따라(나는 식초 1: 물2로 좀 강하게 듦) 섞어서 양배추 위에 들이붓고 캐러웨이caraway 등 향을 내는 씨를 뿌린다. 그리고 반나절 혹은 하루 실온에 놔뒀다가 냉장고에 넣어서 시원하게 해서 먹으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 슈바인 학센처럼 느끼한 요리랑 먹으면 좋다.



힐데가르트의 <피지카>에 나온 라틴어본을 직접 한글로 옮겼다. 참고한 판본은 플로렌틴본에 기초를 놓고 있는 것으로 보임. 구글책에서 볼 수 있다. 다른 판본이 조금씩 다르긴 한데 기본적인 내용은 같은 것 같아서 따로 싣지는 않았다.


양배추 

성질이 습하다 2그리고 컬리플라워cappuz는 뜨겁다기보다는 좀 더 차갑고 좀 건조하다 3그리고 차가움 속에 약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고 같은 이유로 약으로는 많이 섭취하지 않게 해야지 안 그러면 양배추의 즙이 어떤 다른 즙들로 체액을 증가시켜 배출한다. 또한 이걸로 만든 것 (이것은 kompest이다) 혹은 컬리플라워(Brassica oleracea)는 뜨겁기보다는 좀 더 차갑고 좀 건조한 습성을 가지며 이것은 위에서 말한 식용채들이 그러하다 4 이것들은 이슬과 공기의 독성에서 자란다. 심지어 이것들은 힘들과 장기들이 그러하듯이 5 양배추 즙은 꽤 쓸모가 없으며 6 이것에서부터 오는 병은 사람들안에서 생성되어 약한 장기를 더욱 약하게 만든다. 하지만 튼튼한 혈관을 가지되 많이 살찌지는 않은 건강한 사람들은 만약 이것을 먹더라도 양배추의 힘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살찐 사람들에게는 해롭다 7 왜냐하면 이들의 살은 즙을 많이 가지는데 양배추를 먹는다면 8 완전히 해로울 것이며 같은 방식으로 아픈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다 9 그리고 muse로 혹은 고기와 함께 익힌다면 양배추는 독성을 지니는데 10 나쁜 체액을 줄이기보다는 증가시킨다





아니 우리는 독일식 족발과 함께 먹었는데 이게 무슨 소리요 힐데가르트 양반. 자우어크라프트에 대한 얘기는 없고 양배추에 대한 안 좋은 얘기만 한 가득. 찾아보니 양배추를 많이 먹는게 신장 안 좋은 사람에게는 안 좋기도 한 듯하다. 자료를 찾아보니 힐데가르트 뿐만 아니라 중세 의학에서는 양배추의 안 좋은 기운을 소금으로 다스리라는 내용이 있다는 것 같은데 일단 책이 나에게 없으니 잠깐 멈추기로. 힐데가르트가 양배추의 안 좋은 영향에 대해 얘기한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다른 책은 이걸 최대한 좋게 해석하고 양배추를 아픈 사람에게 먹으라는 식으로 해석한 부분도 보이는데, 일단 라틴어 원문 두 판본 정도는 명확하게 양배추를 환자에게는 먹이지 말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재밌는 것은 중세에 널리 알려졌던 양배추는 적양배추로, 지금 우리가 흔히 말하는 양배추는 중세에 처음 들어온 것이라고 한다. 좀 더 찾아봐야겠지만! 졸업하니 도서관 이용하는데 불편하고 그런건 안 좋다 흑 (사실은 귀찮아서 학교에 안 가고 있지만). 일단 레시피가 있으니 음식밸리로! 



덧글

  • 남중생 2018/07/01 16:00 # 답글

    앜ㅋㅋㅋㅋㅋㅋ 그들의 살에는 즙이 많다... ㅠㅠ
    즙이 많으니 양배추 즙을 마셔서 늘려도 안 좋은거군요
  • mori 2018/07/03 05:55 #

    웬지 야채니까 살찐 사람이 먹으면 좋을 것 같은데 이렇게 나와서 당황했습니다-_- 그 즙이랑 그 즙이 같은 거였나요!!
  • jgml 2018/07/02 17:03 # 삭제 답글

    재밌는 포스팅 감사합니다. ㅎㅎ 독일로 유학간 한국학생들 중에는 김치찌개가 그리울 때 자우어크라프트에 고추가루 왕창 넣고 끓여먹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저도 독일갔을 때 맨날 고기고기의 연속이어서 자우어크라프트가 넘 맛있더라구요. (하지만 고기고기 다시 먹고 싶어요...) 피지카 내용 흥미로워요 . 시대도 다르고 내용, 구성도 다르지만 꼭 본초강목 보는 것 같고. 서구의학도 약초학의 전통이 있을텐데 이제까진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모리님 포스팅 보면서 다시금 느낀점인데 유럽에서도 중세이전 의학은 종교과 관련된 부분이 많네요...재밌게 보고있습니다.! ^^
  • mori 2018/07/03 06:01 #

    제 거친 이론이긴 하지만 분명히 서구 중세 혹은 이전 의학과 중국 의학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을 것 같아요!! 어딘가 누가 분명히 연구했을 것 같은데 제가 못 찾는 거겠죠~ 자우어크라프트에 대해 좀 더 파보도록 하겠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저도 고기 엄청 좋아해요 ㅎㅎ
  • Esperos 2018/07/12 03:04 # 답글

    저는 자우어크라프트라고 하면 두 가지 이야기부터 떠오릅니다. 대항해시대 즈음에 독일 선원들이 장기항해 중에 자우어크라프트를 먹어 괴혈병을 방지했다고 하죠. (같은 시기에 영국에선 선원들이 괴혈병으로 픽픽...) 또다른 이야기는 나치입니다. 나치가 자우어크라프트를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게르만의 음식, 게르만의 전통을 담은 음식'이라고 하면서 온 국민들에게 적극 권장했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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