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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의 밤에 쓰는, 잠을 잘 자야하는 이유- 힐데가르트 by mori

오늘 웬일인지 3시쯤 깨어 계속 잠이 오지 않는다. 이럴 때 남겨보는, 수면에 대한 중세의 이해. 나야 뭐, 역시 빙엔의 힐데가르트(Hildegard of Bingen, 1098-1179)의 의학서인 <원인과 결과Causae et curae>에서 관련 부분을 보겠다. 얼마 전에 컨퍼런스에서 발표를 했는데 그 내용의 일부이기도 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뻔하지만, 수면은 회복의 과정이라는 것. 뻔하지 않은 내용은, 이건 태초의 창조때부터 그래왔다는 것. 결론의 결론을 말하자면, 나는 지금 잠을 못 자고 있으므로 회복을 못 하고 있다-_-







잠자는 사람. British Library Royal 19 D III f. 458

medievalists.net을 통해 가져온 그림이다. 출처는 http://www.medievalists.net/2016/01/how-did-people-sleep-in-the-middle-ages/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중세 성녀인 힐데가르트의 의학서 <원인과 결과>에서 관련내용을 가져왔다. 두 번째 책 중에서. 라틴어 원문에서 직접 한글로 옮...기면 좋겠지만 지금 제정신이 아닌 관계로 트룹Priscilla Throop의 영역을 참고했다. 그나저나 이거 영역 완본, 다른 사람이 한다 그랬는데 왜 아직 안 나오는거지?




다시 아담의 잠에 대하여

아담이 신의 명령을 거역하기 전에 아담에게 잠이 보내어졌고 음식이 그에게 보였다. 그가 죄를 지은 다음에 그의 살은 엄청난 연약함과 깨지기 쉽게 되었다. 이것은 마치 산 사람의 살과 비교하여 죽은 사람의 살처럼 불안정한 상태라 말할 수 있다. 그 후에 아담은 잠을 통해 회복했는데 이것은 마치 그가 음식으로 생기를 되찾는 것과 같았다. 그리고 이것은 모든 사람에게 이런 방식으로 일어난다. 어떤 사람의 육체는 음식으로 통해 증가되고 그의 골수marrow는 잠을 통해 증가한다. 


수면

어떤 사람이 잠을 잘 때에 그의 골수가 회복되고 더 생산된다. 그가 깨어있을 때에는 그의 골수는 살짝 감소하고 약해지는데 이것은 달이 찰 때에 증가하고 기울 때에 감소하는 것과 같으며 또한 식물의 뿌리가 겨울에는 생기를 안고 있다가 여름에 꽃을 피우기 위해 내보내는 것과도 같다. 때문에, 어떤 사람의 골수가 일에 읳해 소진되고 오래 깨어있어서 감소했다면 그 사람은 졸려 미칠 것이다. 그는 서 있든, 앉아있든, 누워있든지간에 쉽게 잠에 드는데 이것은 그의 영혼이 육체의 필요를 느끼기 때문이다. 줄어든 골수에서 그의 영혼이 가진 힘은 매우 부드럽고 달콤한 바람을 만들어낸다. 그 사람의 목과 머리 전체의 핏줄에 이 바람을 불어넣으면서 이것은 관자놀이를 지나 그 머리의 핏줄들을 잠식한다. 이 바람은 그 사람의 생명의 숨을 눌러서 그가 눕도록 만든다. 그 사람은 느끼지도 못하고, 알지도 못하고, 몸에 힘도 없는 것처럼 있다. 그런 후에, 다 알다시피, 그 사람은 지식도, 생각도, 인지도 없다. 하지만 그의 영혼은 그가 마치 깨어있을 때 그래왔던 것처럼 여전히 그의 생명의 숨을 들이고 내보내는데, 이 숨은 그가 깨어있든 잠을 자든 그에게 있고 그를 붙들고 있는다. 그리하여 이처럼 말한대로 사람은 잠을 잔다. 그 사람의 영혼은 그가 가진 힘을 하나로 모두어 그의 골수가 증가하도록 한다. 영혼은 그의 골수를 다듬고 북돋아서 이를 통해 뼈를 튼튼하게 하고 피를 굳게 한다. 또한 이것은 장기들의 살과 위치를 곤고하게 한다. 그리고 사람의 지식과 지혜를 확장시키며 그의 삶을 즐겁게 한다. 사람은 잘 때에 내부적으로 더 큰 열을 가진다. 그가 깨어있을 때에는 그의 골수는 묽어지고, 기름기 있어지고, 뿌얘진다. 이것때문에 사람은 잠에 드는 것이다. 그가 잠을 잘 때에 골수는 뜨거워지는데 왜냐하면 골수가 형성되어 풍부해지고 하얗게 되기 때문이다.




뭐 따로 덧붙일 말은 없는 것 같고, 역시 사람은 잠을 자야합니다. 재밌는 것은, 잠은 단순히 육체적인 휴식이 아니라, 지혜도 넓히고 사고도 확장시키는, 지적인 활동과도 관계가 된다는 것. 어쨌든 이 모든 걸 관장하는 것은 영혼이니까요. 다음 포스팅...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이런 수면의 회복이 어떻게 인간의 창조와 직접적으로 유사점이 있는지를 쓰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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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ri : 수면은 잉태와 비슷하고 창조와 비슷하다 - 중세 의학인가 신학인가 2019-01-14 12:58:04 #

    ... 그전에 힐데가르트가 왜 수면이 중요하다고 했는지, 수면이 인간의 몸과 정신을 회복하는데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포스팅을 했다면 오늘은 수면이 중요한 까닭을 인간의 잉태 순간과 비교하여, 왜 수면이 중요한지 알아보도록 하겠다...라고 쓰기에는 내가 요즘 너무 잘 자는구나 ㅋㅋ ... more

덧글

  • 남중생 2018/12/02 11:56 # 답글

    재미있네요. 먹을 때 회복되는게 육신이고, 잠잘 때 회복되는게 골수라니.@@
  • mori 2018/12/03 06:42 #

    힐데가르트에게는 골수가 엄청 중요한 생명력이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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