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잡 오퍼를 받았다 그러나 비자가... by mori

 

사진이 없으면 심심하니까 얼마 전 산 귀여운 클립으로 시작해본다... 저 잉크병과 만년필? 혹은 딥펜이 귀여워서 샀는데 가위도 클립도 귀여운 것 같다.

그렇다 잡 오퍼를 받았다. 그것도 한 달도 전에 받았다. 근데 솔직히 일할 수 있을지, 일하게 되어도 언제 일을 시작할 수 있을지 모르는데 이것은 빌어먹을 Covid-19때문에 미국에서 일할 수 있는 비자인 H1B 프리미엄 프로세스가 닫혔기 때문이다. 그리고 언제 열릴 지 모르고 취직한 학교에서는 최대 11개월이 걸릴 수도 있으니 내년에 일을 시작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정말 비자 서포트를 해야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오퍼를 받았다가도 취소된 경우가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주변에도 알리지 않고 소수 사람들에게만 알렸다. 취소되었을 때에도 내가 설명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만?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적는 것은 이번주 새로 일하게 될 학교의 교수 한 명이 스카이프 통화하자고 해서 조마조마하면서 그러자고 했는데(혹시 스카이프로 너 임용 취소되었다고 얘기할까봐.. 물론 그럴 경우라면 최소 학과장이 나에게 연락하겠지만) 그 교수가 약간 지나가는 듯한 평범한 어조로 이번 가을에 일 시작하게 되면 교수 동기들도 생길테도 오리엔테이션 같은 게 있어서 괜찮겠지만 만약 내년에 시작하게 된다해도 자기가 있으니 걱정 말라고 얘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아 이 교수들도 내가 내년부터야 일 시작할 수도 있다는 걸 알고 있고 그것에 대해 최소한 마음의 대비는 하고 있구나 알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우리 대통령이 이래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했다 ㅋㅋㅋ 그리고 어제는 오리엔테이션 줌 참가와 급여통장 연결 등에 대해 학교에서 이메일도 받아서... 이정도면 만약 임용이 취소된다해도 정말 이상한 일이겠구나 싶어서 기록차 남겨본다.







그 전에도 적었지만 인터뷰는 2월 발렌타인 데이였다. 인터뷰가 끝나고 종교학과 학과장이랑 인문의학 디렉터랑 둘이서 문을 닫고 조용히 얘기했는데 나에게 프로세스가 조금 늦어질 수 있으며 그건 학과 차원보다는 학교에서 여러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이라고 얘기를 하는데 굉장히 긍정적으로 내 지원을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근데 그거야 내가 만든 느낌일 수도 있으니 그러려니 하고 잊어버렸다.

원래는 학과장이 컨퍼런스를 하러 학교를 비워야하기 때문에 좀 늦어지는 것도 있었는데 일이 빨리 처리된 것은 학과장이 성격이 급해서 ㅋㅋㅋ인 것도 있지만 이 컨퍼런스가 Covid-19때문에 취소된 것 같고 그 때문에 학과장이 뉴저지에 남아있어서 그렇게 된 것으로 추정.

이메일이 왔다. 3월 초였나. 학과장이 나에게 너는 우리의 strong candidate이니 추천서 세 개를 보내라고 했다. 내가 이 학교와 학과를 좋아한 이유 중 하나는 취업 프로세스 중에 서류들을 천천히 하나하나 필요할 때 요청했다는 거다. 그렇다, 이 학교는 내가 방문인터뷰를 했을 때까지도 추천서를 요구하지 않았다. 

그래서 바로 교수들에게 추천서 요청을 했다. 내가 너무 빨리 요청을 해서 그런데, 물론 내 지도교수야 내가 뭘 하는지 자세히 알기 때문에 필요는 없었지만 추천서 요청을 할 때 이 직업은 이러이러한 것을 요구하고 이 학교는 이러이러한 것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예를 들어 대중과의 연결) 이런 것은 내가 너와 이런 것 한 것을 언급해달라는 식으로, 거의 교수들이 복붙하면 되는 수준으로 리스트를 만들어서 요청하면 좋다고 했다. 세 명의 추천자 중 한 명은 나보다 삼 년 먼저 졸업한 친구인데 내가 요청하자 자기 오랜 친구가 그 학과에 있다면서 따로 연락도 하겠다고 했다.

이번 과정에서 느낀 건데 정말 고마운 사람들이 있다. 컨퍼런스에서 한 번 만나고 컨퍼런스 준비를 같이 하는 사람이 있는데 내가 뭐 부탁도 안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새로운 학과에 연락해서 나에게 대해 좋은 얘기를 했나보다. 그냥 예의차원인지 아니면 아는 사람이 있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내가 비자가 나올지 걱정이라 그래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나중에 스카이프로 수다를 떤 그 학교 교수가 아 우리는 벌써 누구 누구한테 너를 선택한 게 좋은 선택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해서 너무 고마웠다... 

추천서를 보내고 열흘 후에 학과장에서 이메일이 왔다. 이상하게도 ㅋㅋㅋ 우리가 너를 선택했다는 내용이 아니라 우리의 선택을 학장이 받아들였다는 거였다 ㅋㅋㅋ 아니 학과에서는 이미 결정이 난 거였어? 나에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그러면 학장이 전화한다고. 그래서 며칠 동안은 핸드폰을 소리모드로 해놓고 하루종일 핸드폰만 봄 ㅋㅋㅋ 근데 며칠 동안 연락이 안 왔다. 물론 이 때는 주변의 아무에게도 얘기를 안 한 상태!

일주일이나 지났을까 학과장이 연락이 와서 이번 Covid-19 사태로 학장이 너무 정신이 없다면서 자기가 너무 푸쉬만 할 수는 없어서 자기가 나랑 딜을 하겠다고 하니까 학장이 받아들여줬다고 했다. 전화로 오퍼주겠다고. 그래서 오케이하고 그 때부터 교수직 네고(?)에 대해서 마구마구 찾아봤다. 이건 또 따로 정리해야하나? 나는 편했던 게 이 학과장이 자기 학과 사람들을 대변하고 보호한다고 자주 들었는데 이번에도 이 학과장이 나에게 그래도 유리하게 해주려고 많이 도와줬다. 일단 인터넷에서 자기네 학교 평균 연봉을 알려주고 (주립대라 급여정보도 다 공개되어 있음) 자기네 상한선을 찾더니 그 정도로 딜하자고 했다. 그리고 이사비용은 3천불을 주는데 아마 너는 멀리서 오니까 더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리고 들어보니 이런이런 비용도 청구를 하더라고 했다.

그리고 내가 이 오퍼를 언제까지 결정해야하냐고 하니까 바로 결정하면 좋다는데 ㅋㅋㅋ 그래도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요구해서 사흘을 받았다. 마음은 이미 정해졌고 사실 선택의 여지가 없었지만 그래도 다시한번 리뷰할 게 필요했다. 원래 오퍼 검토하는 시간을 좀 준다고 알고 있었는데 학과장이 굉장히 서두른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게 Covid-19 때문인지 어쩐지는 모르겠다. 사실 내가 오퍼레터에 정싟으로 사인하고 나서 며칠 후, 내 취업을 도와줬던 친구가 허겁지겁 연락을 하더니 그 학교가 잡 포스팅을 다 닫는다는 루머가 들린다면서 오퍼레터에 사인했냐고 묻고 사인했다고 하니 자기 너무 안심했다고 하더라. 실제로 현재 오퍼받은 사람들 중에 임용이 취소되는 경우가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물론 나는 비자가 내 손에 들릴 때까지는 안심하지 않겠지만.

요청한 시간보다 더 일찍, 바로 다음날 아침에 오퍼 받아들인다고 학과장에게 이메일. 학과장이 여기서도 고마운게 오퍼를 받을 때는 그냥 급여만 얘기했는데(나는 비자 등의 문제도 있으니 돈을 더 받겠다거나 그런 생각은 없었음) 내가 그 말 한 이후에도 학과장이 내 급여를 조금이라도 더 주려고 학장이랑 딜을 했고 웰컴 패키지도 내가 보낸 리스트에서 이것저것 조언해주고 수정해서 대신 보내줬다는 거다. 학장 혹은 HR과 직접 딜을 하면 나이스하게 싸워야하는 경우도 있어서 힘들다고 들었는데 나는 학과장이 나를 대변해준 거라 운이 좋았다. 내 친구 같은 경우는 그 학교 급여의 성별 차이가 크다면서 ㅋㅋㅋ 내가 세게 나가야지 이런 성차별을 완화시키는 거라고 나를 북돋았는데 나는 그 때까지는 비자 문제의 하나도 언급을 하지 않은 터라 그냥 받아들이려고 하고 있었지.

그리고 며칠 뒤 학장이 나에게 오퍼레터를 보냈다. 근데 다른 사람거 잘못 보냄 ㅋㅋㅋ 심리학과 교수인데 나보다 연봉 훨씬 높고 실험실 때문인지 웰컵패키지가 몇 만불이라 ㅋㅋㅋㅋ 학장 진짜 밤에 이불킥했을 듯 ㅋㅋㅋ 그리고 내 성을 잘못 적어서 다시 요청하는 과정이 있었다. 근데 이메일로 받은 요 오퍼레터에는 사인하거나 하는 건 없었고 내가 받게될 급여와 혜택 등만. 일단 급여는 3년 동결인 것으로. 여기까지 받고서야 기뻐서 친한 친구들 몇몇에게 알리고 집에도 알리고 그날 저녁 바로 근사한 곳에서 외식했다!! 스테이크랑 랍스터랑 먹고 와인도 먹었는데 다 기가막혔고 무엇보다 서버가 너무 훌륭했다. 취직 기념이라고 하니까 초콜렛도 주고 샴페인 글라스도 줬음 ㅋㅋㅋ 그리고 다음날 이곳의 식당이 다 닫혔지 ㅋㅋㅋㅋㅋㅋ

또 며칠 지나서 내 이메일에 학교 무슨 시스템에 접속해서 확인해야할 서류가 있다고 떠서 IT 센터 등에 연락해서 겨우겨우 들어갔더니 거기에 오퍼레터가 있었고 내 사인을 입력하는 란이 있었다. 여기에 입력하고나서야 오퍼 받아들인 상황이 마무리. 이러고 바로 미국에서 일하는 다른 교수님께 비자 관련 상담을 했더니 그 교수님이 얼른 학교에 요청해야한다고 임용 취소사례를 언급해주시면서 지금 프리미엄이 닫혀서 학교들이 난리라고 했다. 그 때서야 처음으로 학과장에게 나 비자 필요하다고 말했고 학과장이 인터내셔널 오피스와 연결해줬다. 비자 문제는 또 따로 다뤄야겠네-_- 어쨌든 지금 이 상태로라면 현재 내 비자는 7월 말에 끝나고 나는 한국에 들어가야한다. 그리고 한국에 안 들어가는 게 내 직업을 위해서는 더 낫다는 게 공통의 의견이지만 비자가 끝나면 뭐 가야지. 지금 걱정인게 미국 돌아오는 길이 현재 막혀있다는 건데 뭐 걱정은 한 번에 하나씩 하자. 

어쨌든 원칙적으로는 비자 얘기는 오퍼 레터에 사인을 한 이후에 꺼내는 게 맞다고 책에 써있다. 사실 내가 미국 시민권 혹은 영주권이 없다는 이유로 임용에 불이익이 있으면 안되기 때문. 하지만 일단 지원과정에 비자 서포트가 필요하냐 지금 합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상태냐를 묻는 질문란이 있지. 몇몇 신학교에서는 아예 미국인만 지원받는다고 당당하게 써놓은 곳도 봤다. 그리고 신학쪽 교수님들은 내가 좀 더 일찍 이 문제를 말했어야 한다는 뉘앙스였다. 나는 내 비자 문제를 오퍼 레터를 정식으로 받고나서야 꺼냈는데 학과 조교가 내 방문인터뷰 서류 때문에 내가 외국인이라는 걸 미리 알았을 수는 있다. 어쨌든 학교마다 학과마다 사람마다 케바케일 듯. 나는 일단 이곳이 공립학교여서 내 방법이 통했던 것 같다. 

 

덧글

  • 2020/04/18 04:5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4/18 05:24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0/04/18 07: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0/04/18 11:0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0/04/18 08:24 # 답글 비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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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04/18 11:0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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