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로그


<감염병 인류> 감염병과 인류는 같이 간다 by mori



박한선, 구형찬 지음, 감염병 인류: 균은 어떻게 인류를 변화시켜 왔나, 창비, 2021




오랜만에 선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책을 썼는데 보내주겠다고. 박사논문도 보내준 고마운 선배인데 또 염치없이 책을 받겠다고 해버렸다. 인지과학과 종교학의 관계에 전문가로만 알고 있었던 터라 감염병이라는 제목에 좀 갸웃했지만 특히 이 책의 후반부에 가서 선배의 관심사를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 답게 코로나 얘기도 이 책에 들어가 있지만 이 책은 코로나만 다루는 게 아니라 인류가 내내 사실 감염과 함께 해왔음을, 그리고 이 감염과 인류가 어떻게 서로 영향을 끼치면서, 가끔은 서로를 죽이고 가끔은 서로 공존하면서 살아왔는지를 다루고 있다. 특히 선배의 관점을 좀 더 강조해보자면 종교와 감염병, 그리고 인지와 감염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고 있는데 종교나 인지 과학에 대한 설명도 알차다.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쓰였다면 수업에도 충분히 썼을 만한데 아쉬울 따름. 결국 인류는 계속 감염과 함께 해왔고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로 온 세계가 난리이긴 하지만 이게 사실 새로운 게 아니라는 것. 인류는 다양한 방식으로 감염병과 감염균을 만나왔고 이에 맞게 다양하게 문화를 변화시켜왔다는 것이다. 

아쉬운 점이라면 표지에 전근대 유럽에 있었다는 부리를 한 의사가 나온 것과는 달리 중세(이 이미지가 주로 중세로 자주 오해되니까)나 르네상스 시기가 자세히 나오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특히 흑사병 같은 경우 그 오랜 기간 유라시아에 퍼진 만큼 문화와 종교 전반에 걸쳐 많은 변화를 끼쳤는데 (흑사병으로 농노들이 많이 죽어서 피지배계층의 권리가 증가했다는 것은 역사적인 오류입니다) 이 부분이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내가 원했던 만큼 자세하게 리뷰를 못하고 있는데 이것은 이 책이 진짜 술술 재밌게 잘 읽혀서 금방 읽어버렸기 때문이다. 가장 바쁠 때 읽어버렸어! 나름 내가 수업에 쓰는 자료 (콜레라균의 발견 등) 등을 발견해서 그것도 기뻤다. 코로나시대에 나올 만한 책이지만 코로나시대에 국한되지 않을 책.




덧글

  • 지나가다 2021/06/06 19:21 # 삭제 답글

    저거 부리의사(?)는 스팀펑크시대 산물입니다. 전에 스팀펑크 전시회에 저게 크게 나와있어 이왜진했는데 알고보니 스팀펑크-산업혁명시절에 그당시로 앞선시절에 이런게 있었다 하고....
  • mori 2021/06/09 01:54 #

    부리의사는 17세기부터 나온 거로 알고 있는데 스팀펑크시대 이후에 더 부각이 되었나보네요~ 자꾸 중세랑 부리의사 연결시키면 안 되는데 ㅋㅋ 애들 페이퍼를 봐도 그렇고 흑사병은 오해가 너무 많은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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