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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왜 해도해도(사실 잘 안 함) by mori

나는 아직도 학제적 글쓰기를 모르겠다. 논문도 써봤고, 책의 챕터도 써봤고, 저널 논문도 써봤지만 아직 너무 경험이 미천해서 그런지 아직도 학제적 글쓰기가 뭔지 모르겠다. 그래서 학제적 글쓰기에 대한 책은 많이 사놓고 읽지는 않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책 한 권을 추천받아서 읽다가 공감가는 부분, 배울 부분이 있어서 옮겨본다. 번역은 내가 하므로 오류가 있다면 제 책임입니다.

요 책은 The Elements of Academic Style: Writing for the Humanities고 작가는 Eric Hayot이다. 


 

해당 부분은 왜 기말페이퍼가 저널 논문은 될 수 없는지에 대한 것이다. 저널 논문이나 글을 쓸 때 이것들을 배워야한다고 한다.





심리와 에토스(Ethos)

1. 교수들이 어떻게 쓰는지 그 리듬과 심리적 압박에 적응하기

2. 글쓰기를 가능하게 하는 습관의 목록(repertoire)을 만들기

3. 글쓰기의 에토스를 일종의 사회적인 수행으로 만들기 (왜 당신이 쓰는지를 알기 위해)


형식과 구조

4. 학제적 글쓰기의 기본 형식(컨퍼런스 페이퍼, 저널 논문, 책)과 그들 사이의 차이를 명확히 이해하기

5. 각각의 형식에 맞는, 논쟁적이고 학제적인 논리 (서론, 결론 등)를 구성하는  다양한 스타일과 구조적인 선택지들을 배우기

6. 근거를 사용하는 여러 종류에 대한 감각을 갖고 이 방식들이 어떻게 종합적인 인용을 구성하는지 알기


담론과 메타담론

7. 하나의 주장 혹은 여러 개의 주장을 만들고 구성하기 위해 텍스트 간(paratextual), 메타담론적인 언어를 배치하기

8. 문장의 기본적인 감각을 가지고 문법, 구술, 수식적인 언어, 그리고 여러 스타일의 문단이 가진 효과를 알기

9. 글쓰기의 모든 여러가지 면들이 어떻게 지적이고 뜻이 만들어지는 스타일을 만들기 위해 함께 쓰이는지를 알고 고유의 내 스타일 만들기




번역을 하니 뭔가 더 흐릿해지는 기분이긴 한데ㅋㅋ 요 부분을 접했을 때 바로 이해가 된 것은, 기말 페이퍼가 그냥 그대로 논문이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최소 몇 달, 한 학기, 여름 한 계절을 두고 글을 쓰든지 고치든지 해야지 저널에 낼 만한 글이 되는데 무작정 기말 페이퍼를 논문에 낼 수 있는 퀄리티로 쓰라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그 짧은 한 학기에 다른 수업들과 병행해서 그런 글이 나올 수가 없는 데에 구조적인 문제점이 있다고.

이 부분에 크게 동의가 되는데 동시에 졸업논문을 어떻게 할 것이냐를 두고 골머리를 썩다보니, 왜 졸업 논문이 바로 책이 안 되는지도 알겠는 느낌이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위의 저런 것들을 가르쳐야한다. 물론 혼자서 할 수도 있고, 요즘은 책도 나와있지만 학제적인 글을 어떻게 쓰냐에 대해 교육을 하는 과정 없이 무조건 논문으로 낼 만한 글을 쓰라고 압박하는 것은 무리.

게다가 가장 위의 항목, 심리적인 요소와 에토스 형성은 정말 아무도 안 알려준다. 박사 논문 쓸 때에 거의 일 년 간은 글쓰기를 습관으로 만들고 내가 어떻게 글을 쓸 수 있는지 알아내는 데에 거진 시간을 다 쓴 것 같다. 박사 딴 사람들은 다 붙잡고 어떻게 글을 썼냐고 물어봤고, 지도교수와 생활공간을 일정부분 공유하면서 겨우 배웠는데 요 것도 대학원 과정에 넣어야하지 않을까. 내가 있는 곳이 대학원 과정이 없어서 다행인가.

사실 글의 형식적인 부분, 서론에는 뭐가 들어가고 결론에는 뭐가 들어가고(5) 그런 사항들은 누가 옆에서 알려주면 쉽게 해결되는 기술적인 문제인데 이것조차 누가 알아야한다는 것을 알려주지 않으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는 수업에서는 이런 것들을 전혀 배운 적이 없고(심지어 논문쓰기 수업에서도) 나중에 논문을 쓰면서 지도교수와 머리를 끙끙대면서 (주로 지적과 꾸중을 통해) 어렴풋이 분위기만 배운 것 같다. 아무래도 내 분야에서 잘 쓴 논문을 이러저리 뜯어보고 어떻게 구성이 되었는지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배워야할 것 같다. 근데 곧 가을학기 시작이라 시간이 없지.

요 책과 더불어 추천할 만한 책은 Wendy Laura Belcher의 Writing Your Journal Article in Twelve Weeks. 2019년 말에 요 책을 읽으면서 논문의 일부를 저널 논문으로 바꿨는데 수정 후 통과했다. 두 번째 수정이 끝나고 그 다음 과정을 기다리고 있다. 





핑백

  • TheEnd : 2021년 9월 결산 2021-10-01 20:36:18 #

    ... Laura Belcher) 시작 - 대학원생이 논문을 써야 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데 그걸 못하고 있었다. 너무 오래 정체되어 있다보니 무기력도 심해지고. mori님 블로그에서 알게 된 이 책을 펼쳤다가 책의 모든 내용을 받들며 따르고 있다.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 당황스럽지만 그냥 물화된 지도교수라 생각하고 있다. 원래 써 ... more

덧글

  • 디엔 2021/10/01 20:35 # 답글

    안녕하세요. 지나가던 늦깍이 대학원생입니다. 논문 작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스트레스만 받으며 무기력에 젖어가고 있었는데 추천해주신 책(Writing Your Journal Article in Twelve Weeks)을 보고 그 책을 따라가면서 다시 작업하고 있어요. 지도교수님이 전혀 논문을 봐주지 않는 스타일이라 그냥 이 책을 지도교수처럼 모시고 있습니다. ㅠ.ㅠ 주위에도 열심히 전파하고요. 늦었지만 감사드리러 왔어요.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 mori 2021/12/22 12:31 #

    디엔님 제가 이제서야 답글 받았어요!! 지도교수님이 그러시다면... 더 어렵겠네요 ㅠㅠㅠㅠ 저도 아직 배워가는 과정이라 쉽게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가고 있어요!! 혹시 언제라도 비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시다면 이메일 남겨주세요!!
  • 2021/12/22 12:41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2021/10/30 00:38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21/12/22 12:32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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